대전의 나무, 소나무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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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나무, 소나무를 생각하며

`市木'의 상징성 높일 생활 속 문화공간 필요 소나무 숲길공원·거리·갤러리 등 특성화해야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8 10면
  • 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
지난 일요일, 지인들의 전시가 있어 서울을 다녀오며 잠시 동안 흩날리는 금년 겨울의 첫눈을 보며 떠오르는 것이 주변의 나무 중에 소나무였다. 한 겨울이 되어야 그 모습을 더욱 드러내는 소나무의 푸르름은 오랜 시간 이 땅 위에 자생하며 그 생명력으로, 그 형상으로 그리고 그 푸르름으로 우리의 정신적 문화가 되기도 하였다.

눈 내리는 어느 날, 한적한 길가에서 마주하는 한그루 소나무는 백색의 화지위에 푸른 빛 몇 점을 떨어뜨린 듯 나무의 형상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 이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의 선인들은 소나무를 통해 깊고 깊은 정신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 뜻을 담아내려 한 듯도 하다.

소나무는 십장생(十長生)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소나무는 늘 푸른빛으로 청춘과 변하지 않는 절개, 온갖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기상, 그리고 오래 산다는 의미로 특히 한국화 그림의 주된 소재로 많은 작품들이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이인상(1710~1760)의 `설송도(雪松圖)'로 겨울의 분위기가 눈과 함께 어우러진 소나무의 기상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 전달되는 듯한 작품이기도 하며 작가자신, 즉 선비의 자화상을 보는 듯도 하다.

최근 대전도심 곳곳에 많은 나무들이 심어져 푸른 도시로 가꾸어져 가고 있으며 길가의 작은 공원들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쉼터와 걸어보기에 좋은 곳들이 생겨나 도심 속에서 숲길을 걷는 또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하며, 얼마 전 둔산동 낙엽의 길에서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을 잠시 즐길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나무가 자라고 그늘을 만들어 주고 낙엽의 색다른 느낌을 받기도 하는 작은 공원들이 생겨남은 좋은 일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시작단계에서부터 도심 속 숲길공원을 어떻게 명품화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 수립이 중요할 듯하다.

대전은 좋은 환경적 여건과 함께 맑고 깨끗한 정신을 기반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는데 대전의 정신문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명품화 전략이 부족한 듯도 하다.

대전의 시목(市木)이 소나무이고 소나무는 늘 푸르름의 상징이며 선비정신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소나무는 한국미술사에 수많은 그림으로 제작되어 전해지기도 하며 많은 작가들이 화폭의 주제로 삼아 작업을 하기도 한다.

대전의 시목인 소나무를 명품화 시킬 수 있는 소나무의 공원이나 소나무거리, 소나무 그림전 등의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성화된 소나무 공원에서 체험도 해 보고 산책도 하며 작은 갤러리라도 만들어 지역과 관련된 그림들을 감상해 보면서 대전의 정신이, 대전의 시목이 이러한 것이라는 것을 조경과 미술문화를 통해 홍보하고 지역의 뿌리 깊은 정신세계를 많은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어느 공원에 나무들이 매화나무로 조성되면 이른 봄 매화 향을 찾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고 대전의 꽃이 백목련이면 우아하고 품격 높은 시민정신을 상징할 수 있는 목련 동산이 조성되어 목련의 향과 자태를 체험할 수 있는 특성화 된 공원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심의 공원마다 특색있는 나무들이 조성되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볼거리가 더해지는 숲길공원이 우리지역에 특성화되고 명품화되어 도심 속에 쉼터로 더 나아가 지역의 문화예술정신이 함께 할 수 있는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었으면 한다.

대전의 나무가 소나무이면 그 상징성과 정신에 어울릴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 예술의 도시가 되기 위해 지역미술문화에 대한 집중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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