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인쇄전자 기술과 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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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인쇄전자 기술과 화학

[사이언스칼럼]이창진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단 센터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7 21면
  • 이창진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단 센터장이창진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단 센터장
최근 전자 부품 회로 등을 인쇄 기법을 이용하여 제조하고자 하는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LCD 컬러필터 및 컬럼 스페이서, RFID 태그용 안테나, 회로 기판의 금속 배선, 유기 태양전지의 전극과 활성층, 조명용 OLED 소자 등에 다양한 인쇄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물론 이보다 좀 더 복잡한 시스템인 디스플레이용 TFT 백플레인이나 간단한 논리회로용 TFT 등에 적용도 시도되고 있다.

▲ 이창진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단 센터장
▲ 이창진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단 센터장
이는 현재와 같은 회로나 트랜지스터를 제조할 시에 사용되는 광식각법 (photolitho graphy)을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광식각법에 비해 인쇄법은 선폭 등의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공정 장비 및 공정 수 등에서 유리하므로 이 방식으로 제조되는 부품의 가격을 대폭적으로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실제로 신문을 인쇄하는 것과 같이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면 상당히 가격적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인쇄 전자에서 핵심 요소는 인쇄 장비, 공정 및 잉크를 들 수 있겠다. 이 중 인쇄 전자용 잉크는 현재 상업화 된 것은 금속 잉크 특히 은 나노 잉크가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며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상당히 높아 수출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금속 잉크 예를 들어 구리나 니켈 등 잉크는 아직 개발 중이며 공정 온도 등이 높은 관계로 아직 실용화 측면에서는 미흡하다.

이러한 전도성 잉크는 상당히 개발이 진척되고 있으나 아직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반도체 잉크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유기 반도체 잉크는 반도체적인 특성과 온도 등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아직 대표주자가 없이 계속적인 개발이 진행 중에 있으며 무기 반도체 잉크는 유기보다 우수한 반도체적 특성이 발견되고 있으나 아직 제조법, 공정 온도 및 신뢰도 등의 극복할 난제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연구 분야에서 21세기의 화두는 융합일 것이다. 화학에서 신약 개발은 BT와의 융합으로 간주할 수 있다. 화학과 IT의 융합은 IT 관련 소자에 적용되는 소재의 개발이 융합이라고 간주 될 수 있다. 특히 잉크는 전형적인 정밀화학 산업의 한 분류이므로 인쇄 전자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잉크는 IT와 화학의 융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이 분야는 새로이 떠오르는 분야이므로 현재의 여러 다른 시스템과 연결 또는 융합하여 새로운 응용이 좀 더 용이하게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및 일부 가전제품 등에 인쇄전자의 방식이 더해지면 더 얇고 가벼우며 가격이 싼 제품이 가능하다. 이는 중국의 저가격 추격과 일본의 기술력을 앞세운 공세에서 국내 기술이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IT 제품을 생산하는데 대부분의 핵심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기술 독립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이는 인쇄전자에서는 잉크가 더욱 중요한 핵심 소재로 등장하며 최종 제품이 미치는 가격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쇄 전자에 적용될 수 있는 반도체 잉크를 미리 개발해 두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소재 개발에서 특히 전자재료 등에 있어 우리나라가 일본 등에 뒤진 이유는 연구 개발에 투입된 시간이 짧다는 것과 해당 분야의 전문가 육성이 충분히 되지 않고 있다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재 개발은 단기간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당 기간 한 분야에 집중하여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매우 필요하다.

인쇄 전자가 미래의 방향이라고 해서 모든 화학자가 잉크 개발에 나설 필요는 없다. 본인이 연구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상당히 쉽게 이 분야에도 기술을 전파하고 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화학은 실험자의 손끝과 아이디어에서 경쟁력을 가지므로 대형 국책사업보다는 소형이라도 장기적인 연구 지원이 훨씬 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며 이 부분에서 정책적인 지원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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