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했지만 타미플루보다 홍보가 안 돼 있고 복용법 등이 까다로워 처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대전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현재 대전 의료기관 또는 약국 및 보건소에 비축돼 있는 타미플루는 모두 8만 6700여 명분.
이 가운데 릴렌자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본래 릴렌자는 타미플루 부족에 대비하려고 비축해 놓았기 때문에 그 양이 많지 않다.
시는 구별 보건소를 통해 의료기관 등에 타미플루와 릴렌자를 섞어서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각 병원은 릴렌자 보급이 그리 달갑지 않다.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이 이를 생소해하는 마당에 전혀 활용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 A 거점병원 관계자는 “지난주 보건소에 항바이러스제를 받으러 갔는데 타미플루가 부족하다며 릴렌자를 섞어서 줬다”며 “그런데 릴렌자는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이 생소하게 여겨 지금까지 처방 건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B 거점 병원은 타미플루를 처방하지 못하는 환자에 한하여 극도로 제한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이 병원 릴렌자 처방 횟수는 한 달에 1~2건에 불과하다.
동구 보건소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1724명 분의 릴렌자를 보급했는데, 지난 주말 현재 20명분만 소진됐다.
릴렌자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는 이렇다.
복용법의 경우 먹는 타미플루와 달리 흡입식으로 기도에 직접 약물이 투여되도록 고안돼 매우 까다롭다.
흡입용 가루를 액상으로 녹여 인공호흡기를 통해 분무 되도록 사용한 임부가 사망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을 정도로 난해하다.
타미플루가 전 연령층에 사용 가능한 것과 달리 렐렌자는 7세 이상에게만 처방할 수 있는 것도 활용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확산 속도로 볼 때 타미플루 부족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릴렌자가 유용하게 처방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의료진과 환자들이 릴렌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활용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활용률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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