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임]공연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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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임]공연자의 고민

[문화초대석]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6 20면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신종 플루에 고개숙인 공연', `절주바람이 불고 있다', `대인관계가 삭막해지고 있다' 등 다양한 단어와 글귀의 신종플루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입니다.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 이수임 연정국악원 악장
지난 10월은 문화의 달이었고 10월 20일은 문화의 날이었습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생일과 같은 달이고 날이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문화의 날은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을 제정하면서 정해지고 기존의 방송의 날(3.30, 잡지의 날(11.1), 영화의 날(10.27) 등이 통합되어 10월20일을 문화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10월은 수확과 풍요의 계절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예로부터 10월 상달 등 제천행사를 해온 우리민족의 전통을 살리고자하는 취지에 근거하였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문화 예술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고 적극 참여하게 하며, 새로운 문화 창달을 위하여, 문화예술진흥법을 제정하였고 이를 통하여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하고, 문화 예술 진흥에 관련된 각종 기념행사를 갖는 날이 20일이고 10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즈음 신종플루로 인해 10월 문화의 달 풍성한 분위기가 삭막해지고 많은 공연, 행사들이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취소되고 모임의 자리가 부담이 되는 우리 사회가 되었습니다. 신종플루라는 프레임에 문화예술이 갇혀 버린듯 합니다.

최근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은바 있었습니다. `신종플루 때문에 난리잖아요. 사람많은 곳에 다니지 말라고 하고, 제가 공연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곳에도 사람이 많잖아요? 예방하는 대비책 좀 알려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이글을 보면서 연주, 공연업무의 당사자이면서도 무어라 답을 할 수 없음이 참으로 착잡하고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이었습니다. 왜 이런 환경이 되었는 지, 최근 또다시 `사람간의 악수도 삼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욱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의학전문가가 아니므로 잘 모르지만 전문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정부보건 당국의 발표를 보면 독감바이러스 보다 치사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감염, 전파율이 높다고 하므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나 심지어 `신종플루 백신을 맞으면 사망한다'는 내용의 허위 문자메시지가 유포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이런 것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것 또한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관객을 모셔야하는 입장에서 관객에게 이런 근심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책임 또한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간 연주자로서 연주하고 기획하는 것만이 우리들의 영역으로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임을 신종플루라는 것을 통해서 얻어지는 체험의 산지식임을 깨닫게 됩니다. 즉 공연장에 오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을 안심시켜드리는 범위까지 강구하고 고민해야하는 또 하나의 연구영역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신종플루 문제가 해결 되면 우리 공연에 관계된 사람들은 보다 나은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그간 취소된 공연들로 인해 실망을 안겨드렸던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보답하고 봉사하는 것으로 갚아야 할 것임을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인가 지금과 같은 신종플루와 유사한 사례들이 또 발생될 경우에 대비하는 대책도 아울러 준비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100명의 관객을 만족시킨다 하더라도 한명의 관람객을 불편하게 만들면 그 관객은 떠나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신조로 잘 알고 있습니다. 관객을 만나는 접점에 있을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지금의 중요한 시점을 통감하게 됩니다. 다행히 내 주위에서도 확진환자가 있었지만 관련치료를 받고 당당히 건재하게 본연의 업무를 왕성하게 수행하는 사람들도 있음에서 위안과 안심을 찾아봅니다. 사실이 어떠하냐 보다는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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