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하루앞둔 11일 오전 10시 충남여고 3학년교실.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한명 한명 수능 수험표를 나눠주며 진한 격려를 보낸다. 12년간 쌓아왔던 실력을 수능 시험 하루에 전부 보여야 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수능을 전후로 기승을 부리는 신종인플루엔자의 영향이 예비소집일의 풍경도 바꿔놨다.
수험표 배부와 함께 발열 검사도 진행된 것. 이날 발열검사를 통해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은 수능 당일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뤄야 한다.
이 학교 고3 학생들도 어김없이 발열 체크와 함께 증상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확진자 2명을 비롯해 모두 7명의 의심증상 학생들이 나타났다. 발열검사에서 증상이 나타난 학생은 보건실과 지정 병원 의사의 진단을 받게되며, 이미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학생들과 함께 분리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러게 된다.
시험을 앞둔 한 학생은 “이제까지 노력해온 결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신종플루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친구들 모두 시험을 잘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11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예비소집이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대전 둔산여자고등학교 관계자들이 고사장에 설치된 신종플루 의심 수험생 격리 시험장을 설치 확인을 하고 있다./지영철 기자 |
오후2시 대전고등학교 운동장.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위해 대전시 자원봉사단과 대전고 학부형들이 정문앞에서 손소독제를 학생들에게 일일이 뿌려주고 있다. 수능 당일 혹시모를 추가 감염을 막기위한 학부모와 대전시 측의 배려로 예비소집일과 수능당일 소독제 봉사를 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수능 시험을 치르게 될 시험실을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직까지 학교로 분리시험실에 입실하게 될 학생 명단이 통보되지 않아 분리시험 결정을 받은 일부 학생들은 학교측에 문의하는 등 약간의 혼란도 일었다.
어느때보다 학부모들의 동행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녀와 동행한 한 학부모는 “불안한 마음에 예비소집일까지 동행하게 됐다”며 “신종플루 위험성도 있고해서 자녀를 위해 온가족이 외출도 못하고 집에만 있는다. 내일 이런 노력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걱정된다”고 전했다.
대전고 지도 교사도 “신종플루 때문인지 예년과 달리 상당수 학부모가 동행한 것 같다”며 “아마도 걱정스런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대전고는 일반 시험실에서 떨어진 별도 공간으로 분리시험실을 마련했으며, 시험실 내 수험생 사이의 거리가 최소 1~2m이상 유지되며 마스크도 비치된다./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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