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국가, 기업, 군대 등 모든 조직에서 최근 리더십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우리의 길에는 무엇보다도 국가의 리더역할이 중요하다. 리더십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웨슬레이(westley)와 민즈버그(Minzberg)는 비저너리 리더십을 주장하며 조직의 바람직한 상태를 효과적으로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세종시 수정안을 백년대계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에게 바람직한 상태를 전달하기는 커녕 국민에 대한 설득도 없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과 `내 임기 안에'라는 조급증이 앞서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조급증을 대신한 효율이라는 단어는 국론분열과 독단적사고로 이르게 된다. 불과 2년6개월 전의 기사를 보면 서울 숭례문(남대문·국보1호)의 중앙통로가 3월3일(2007년) 일반인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고 하며 서울시 중구는 이날 이명박 서울시장과 문화재 관계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숭례문 개방식을 가졌다고 대서특필되었음을 기억한다.
물론,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도입, 혁신적사고로 개방하였으나 결과는 전 국민이 알다시피 국보유물 개방에 앞서 철저한 계획과 준비 없이 편리함(효율)과 결과만 보고 추진한 남대문 개방사업의 부작용이 결국 국보1호의 화재로 이어져 전 국민을 비통하게 만들었다. 동전(사업)은 앞면(장점)만 있는것이 아니라 뒷면(단점)도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벌써 출범 600일을 넘었다. 대통령 임기 5년(60개월) 중 약 3분의 1이 지난 것이다. 이제부터는 집권 초반기가 아니라 중반기에 들어섰다. 취임 직전에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탔고, 집권 100일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벌어진 촛불시위, 그리고 금년1월20일의 `용산 참사' 그리고 4대강 첫삽, 세종시수정안 모두가 구성원과의 소통부족과 비전제시의 부족에서 나타난 조급증이 아닐까?
세종시의 문제도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생각하여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한다. 수도권의 면적은 국토 전체의 11.8%에 해당되지만 인구의 49%, 공공기관의 85%, 100대 기업 본사의 91%가 몰려있다. 이처럼 과도하게 밀집돼 있는 탓에 수도권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매년 26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 언론에서 부산의 집 6채를 팔아도 서울 강남의 집 한 채를 못산다는 사실과 아울러 강남과 지방의 집값 차이가 최대 26배 넘는다는 놀라운 보도가 있다.
이런 집값의 차이 이면에는 산업, 교육, 의료, 문화 등의 심각한 질적 차이가 내재되어 있다. 너무 넘쳐서 문제인 수도권, 너무 모자라서 문제인 지방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진행된 세종시의 원안 추진은 서울공화국을 탈피하기위한 필수적 요소다. 21세기의 한국을 위해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중요시하고 국가의 시스템, 문화, 혁신을 중시하며 백년대계를 위해 사회적 자본을 집중시켜 창조적 도시로서의 세종시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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