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누비며 희로애락 전달 '시민 소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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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개시60년 그현장 그모습]20.우편.전시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12 1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교통과 우편은 인구이동과 정보교류 수단으로 도시 발전의 축으로 작용해왔다.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 대전이 만들어졌듯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우편시스템이 발달해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만들어졌다. 우편에서 전신, 금융, 보험 등 지역성장의 기반에 충청체신청이 있다. 올 11월은 대전시와 함께 창립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대전지역 우편·전신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봤다.<편집자 주>


▲충청체신청의 개청 조직이 구성되자마자 전쟁에 휘말리고=대전시가 개시를 선언하자마자 전쟁에 휘말렸듯이 충청체신청도 서울체신청에서 독립해 개청한 다음해 전쟁에 청사가 불타는 등 전시체제로 들어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날로 늘어나는 우편취급량과 교통, 인구 등을 고려해 은행동에 있던 대전시청 건물 3층 회의실을 임시 사무실로 마련해 1949년 11월 20일 충청체신청이 개청했지만, 곧바로 6·25 전쟁을 맞았다. 당시 충청체신청 우편과, 전신과, 전화과, 보험과 등 5개 과는 다시 서울체신청에 통합돼 전시체제로 들어간다.

1953년 휴전협정 체결 후 충청체신청은 대전 원동 36 현 대전우체국자리에 청사를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독립적인 지역 우편, 금융, 전신 업무를 개시한다.

한국우정 100년사에는 1952년 한국전쟁 직후 1종 서장 우편요금은 1000원, 등기요금은 2000원으로 기록하고 있다. 1953년 100원을 1환으로 하는 통화개혁이 있기 전이다. 또 1953년 대전체신청 우편 접수 현황을 보면 일반우편이 1215만여통, 소포 2만 9000여통으로 기록돼 있다.

▲`1면 1우체국' 정책 전쟁 흉터 지우고 복귀 나서고=전쟁 복원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1960년대 체신청 역시 우체국 신설에 적극 나서게 된다.

전국 1382개 면(面) 중 우체국이 설치된 곳은 553개 면에 불과해 우체국 1곳이 2.5개의 면을 관할한 꼴이었다. 이에 정부는 통신사업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충청체신청은 우체국이 없어 우편과 금융에서 소외되는 지역에 우체국을 세우는 `1면(面) 1 우체국'정책을 추진한다.

당시 1면(面) 1 우체국 정책은 확실한 효과를 발휘해 대전체신청은 1961년 147개소에서 1966년 297개로 우체국이 빠르게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1966년도에 1382개 면 중 우체국이 없는 면은 10개 지역에 불과할 정도로 우체국은 빠르게 자리잡았지만 민간자본 투자가 개인영업방식의 별정우체국이 대부분으로 나중에는 이들 별정우체국의 손실을 정부가 메워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논산 황화, 마곡 별정 우체국이 이때 만들어지는 등 이러한 정책 덕분에 현재 전국 어디서나 가까운 곳에서 우체국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한편, 이당시 우체국의 증설과 경제성장에 힘입어 충청체신청에서 처리하는 우편 처리량도 1960년도 1758만 통에서 1969년 5억 9617만통으로 매우 증가했다.

▲걷거나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배달장비 발전=1970년 우편번호제 도입과 배달장비 발전 그리고 매일배달제 등 늘어나는 우편처리량에 맞춰 시스템도 변해왔다.

1968년 4월부터 매일배달제가 도입됐다. 매일배달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시내국에서 하루에 두번씩 우편물을 배달했지만, 시외우체국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배달하는 격일배달제를 실시했다. 대전체신청은 관할 시외 집배구 중에서 격일로 배달하던 778개 집배구를 매일 배달하는 시외집배구로 대거 개편했다. 1968년 말에는 전체 839개 시외집배구가 매일배달제를 실시하게 된다.

또 우편 배달 시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편 집배구 수와 집배 장비다. 1960년대 대전체신청이 가진 우편배달장비는 차량 17대, 오토바이 5대, 자전거 1236명이었다. 편지 배달에 쓰이는 자전거는 1980년 1541대까지 꾸준히 증가한 이후 하양곡선을 그렸으며 현재는 자전거는 없고 자동차 410대와 오토바이 1700여대가 있다.

도보 또는 자전거가 주종을 이뤘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오토바이가 배치되면서 집배업무 기동화가 이뤄진 것을 보여준다. 또 전국적으로 시행된 야간 통행금지 대상에서 체신 차량은 제외되기도 했다. 서울지역에서는 버스조합과 협의해 집배원의 업무시간 버스승차 시 요금을 받지 않은 제도를 마련하는 등 배려가 있기도 했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된 우편번호제는 전국을 8개 지방으로 분할해 서울·경기 1번, 충북 3번 등 이로 인한 우정요원 증원을 억제할 수 있었으며 인건비 절약은 물론 우편요금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

▲전신에서 금융, 보험까지 충청체신청 사회기반 맡았지만 법률에 따라 업무 잃기도=대전체신청은 우편업무 외에 보험, 전신, 예금 등에도 1960년대 초부터 기반을 닦는 역할을 했지만 새롭게 제정되는 법률에 따라 사업이 분할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1962년 국민생명보험취급규정에 따라 충청체신청은 종신, 교육, 양로, 질병 등의 보험제도를 선보였다. 사회보장제도가 전혀 없던 당시 어느 정도 사회보험 역할을 했으며 당시 인기였던 우편연금사업은 국민으로부터 흡수된 영세자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가 컸다.


또 당시 지인과 전화연락하기 위해 전화를 돌려주던 전신전화업무를 빼놓을 수 없다. 전쟁 이후 전신 기반이 파괴된 대전은 미국 ICA원조자금에 의해 전신전화시설을 복구하고 대전우체국의 전신전화업무를 분리해 대전 전신전화국을 설치했다. 1960년대 말까지 전화교환업무를 취급하게 된 충청체신청 산하 우체국은 충남 27개국, 충북 18개국이다. 하지만, 우체국의 전신·전화 업무는 1982년 출범한 한국전기통신공사에 넘겨졌다.

또 그동안 178만 3000계좌 60여억 원의 우편저금 등 우체국에서 진행한 국민생명보험과 우편저금 등 예금 사업은 각각 1977년 농업협동조합에 사업 자체가 이관됐다. 이후 우정업무에서 발생하는 적자 문제로 우체국의 예금 업무는 1979년 다시 부활한다.

▲국제물류기업으로 변신=충청체신청은 지난 2003년 6시그마 정책을 추진한 이후 2008년도까지 직원들의 동참으로 115억원의 예산 절감과 264개의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늘어나는 국제물류에 맞춰 현재 모든 우체국에서 국제특급우편(EMS)을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우편물류통합시스템의 구축과 전자상거래 활성화 그리고 우체국 콜센터 구축 등으로 고품질의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정사업의 국제화 기반 강화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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