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계성초는 지난 6일에 이어 9일에도 백신 접종을 실시하려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고 취소했다.
충북 옥천의 삼양초는 9일부터 1~3학년 640명에 대해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질병관리본부의 어설픈 대처가 접종 시작 전부터 오락가락하면서 학교나 학부모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9일 당진군보건소와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계성초는 지난 6일에 이어 9일에도 학생들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려다 취소되는 해프닝을 빚었다. 당진군보건소는 지난 5일 백신 물량이 1800개 가량 확보된 만큼 하루가 급한 학생들에게 접종을 실시하려고 2차례나 시도했지만 질병관리본부가 통제를 한 것이다.
당진군보건소 관계자는 “지난 6일 백신 접종을 계획했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제지한 뒤 같은날 오후에는 9일에 실시하는 백신 접종이 무방하다는 통보를 했다가 8일 오후 4시께 다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며 “6일 오후에 접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만큼 학교와 학생들에게 통보했었다”고 이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삼양초는 당초 계획대로 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일부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옥천군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이틀 정도 일찍 도착해 서둘러 학생들에게 접종을 시작했다”며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별다른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조차 백신 접종 계획을 오락가락 하면서 오히려 `질병확산본부'가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측은 “백신이 모두 확보된 것이 아니고 만들면서 공급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전체 신청 분량의 10%만 확보한 상태여서 미리 접종을 시작하면 중간에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져 혼란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의 이같은 주장은 보건당국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주장대로라면 백신 공급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되면 11일부터 동시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백신을 공급, 수요일과 금요일에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공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공급된 백신 물량에 맞춰 학교를 선정, 접종을 해야 하는 만큼 `복불복' 현상이 빚어지게 된다. 학부모들과 일선 학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청과 보건소 관계자는 “학생들의 전체적인 백신접종 계획을 세운 상태지만 백신이 확보돼야 접종이 가능한 만큼 수급 상황에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며 “차질없는 백신공급이 향후 추가 문제 발생을 차단하는 길”이라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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