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계룡고에는 도내 학교에서 신종 플루가 가장 먼저 찾아 들었다. 학생들의 증가 속도도 가장 빨랐고 휴교도 가장 먼저 실시했다. “매는 먼저 맞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제는 진정되고 있다.
확산이 멈칫하고는 있지만, 고3학생들을 찾아 위로하고 싶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공부하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 학생들에게 하늘의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에는 의심환자 수험생을 위한 분리시험실을 2실 준비하고 있었다. 한 칸은 확진환자를 위한 것이고, 다른 한 칸은 고열의 의심환자를 위한 것이다. 분리시험실에는 가습기와 소독제, 해열제 비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더한 환자는 따로 병원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우리는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 볼 때, 흔히 마라톤을 떠올린다. 42.195km라는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달리는 것이 힘들고 지루하더라도 목표를 향한 강인한 의지와 신념을 지니고 땀을 흘려야 성취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험생들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2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그동안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순간이다. 지금까지 잘 해 왔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마지막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험생들이 유의하고 모두가 도와줄 일이 있다.
첫째는 ‘집중력’이다. 원대한 꿈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높은 온도와 압력을 이겨내며 명품으로 거듭나는 다이아몬드처럼,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또한 제일 바쁘고 집중하는 사람이 제일 길고 값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남은 시간이 다이아몬드처럼 값지고 빛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둘째는 ‘평상심’ 유지이다.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반대로 느슨해지면 시험을 그르칠 수 있다. 평소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안 풀리는 특정 문제에 집착하다 시간에 쫓겨 배점이 높은 문제를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쉬운 문제부터 풀고 어려운 문제는 나중에 푸는 것도 요령이다. 나에게 어려우면 모두에게 어려운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자칫 의욕이 앞서 무리하다보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시험 당일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학습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신종플루의 강박관념에서도 자유로워지는 맘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시고 손을 자주 씻으며 필요하면 마스크도 착용하는 예방 매뉴얼을 지켜야 한다.
수험생들 뒷바라지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학부모님, 밤늦게까지 학생 지도에 최선을 다하신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불청객 신종플루의 와중에 시험장 준비에 선생님들 고생이 심했다. 특히 신종플루 확진 환자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분리시험실 감독을 자원하신 선생님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전염 가능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종일 분리시험실에서 감독하며 헌신하실 살신성인(殺身成仁)하시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학교현장은 넉넉하고 훈훈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모두의 정성이 문제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소중한 꿈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사랑하는 수험생들의 마지막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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