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어떤 소재를 사용했고, 어떤 공정을 거쳐 생산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가급적 화학처리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 보다 인체에 유익할 뿐 아니라 생산과 폐기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환경적 해악을 덜 미치기 때문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2. 얼마전 경기도미술관에서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렸다. 전시된 작품은 옥수수와 쐐기풀 등 대안섬유 소재를 이용해 만든 드레스와 헌 옷을 이용해 만든 각종 의상, 파쇄된 종이와 자투리천으로 만든 옷 등 이른바 ‘착한 패션’을 주제로 만들어진 옷들이다. 두달 넘게 진행된 이전시의 주제는 ‘패션의 윤리학-착하게 입자’였다.
패션에도 ‘에코’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활용품이나 친환경소재를 이용해 만든 의류와 각종 패션 소품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최대한 오염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면서도 멋을 내는데 손색이 없는 이른바 ‘에코패션’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해는 UN이 정한 `천연섬유의 해'=에코패션, 즉 에콜로지 패션은 일반적으로 생태계의 보호를 고려한 패션을 말한다. 1980년대 말 모피 코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야생동물보호의 관점에서 패션을 되돌아보자는 의식이 확산된 것을 하나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후 모피코트를 대신한 인공모피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코패션'을 전문으로하는 디자이너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나의 소비 운동 형태로 시작된 이 `에코패션'에 대한 관심은 패션의 소재와 디자인 등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화학적 소재의 환경적 해악을 줄이는 하나의 패션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영국의 한 디자이너가 `I'm Not A Plastic Bag(나는 플라스틱 가방이 아닙니다)'이란 문구를 새긴 천 가방을 출시해 선풍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으며, 이후 국내에도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가방을 중심으로 `에코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최근 이른바 친환경 에코백은 대형유통업체가 나눠주는 단골 사은품 목록으로 포함됐다.
최근에는 소비자들 뿐 아니라 패션 업계의 관심도 뜨거워지면서 천연소재를 사용한 의류나 각종 패션 소품 등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엔(UN)이 정한 `천연섬유의 해'로 각종 관련 행사를 통해 `에코패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에코패션의 세계=일반적으로 천연섬유는 화학섬유에 비해 피부 건강에 유익하다. 또 화학섬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에너지의 소비도 줄어든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에코패션의 소재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100% 유기농 면으로 만든 티셔츠에서부터 누에고치의 단백질로 만든 골프바지, 쐐기풀로 만든 앞치마, 콩섬유로 만든 실크와 옥수수로 만든 속옷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 국내 업체들도 페트(PET)병을 재활용한 `에코프렌(ECOFREN)' 섬유로 만든 티셔츠와 대나무 섬유로 만든 바지 등 다양한 에코패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재활용이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만든 제품들 뿐 아니라 판매 수익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거나 제품 디자인에 환경보호 메시지를 새겨 넣은 의류 등도 에코패션의 한 장르다.
국내에는 에코패션 제품 등만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도 생겨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가 운영하는 `에코파티 메아리'는 재활용 및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만든 가방이나 디자인 및 패션 소품 등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이다. `착한쇼핑'을 테마로 내건 `이로운몰(www.erounmall.com)' 역시 온라인을 통해 의류를 비롯한 각종 친환경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패션디자인 업체 `오르그닷'은 옥수수전분이나 쐐기풀 같은 것들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비롯한 친환경 의류를 직접 생산·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쌈지의 `착한가게' 역시 수작업과 재활용, 리폼 등의 방식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만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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