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워낙 많은 접종 대상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과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의료책임에 대한 안전장치도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 및 충남도에 따르면 11일부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
충남은 769개교 30만 명가량, 대전은 292개교 25만 명 선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예방접종에 필요한 의료진 수급이 원활치 않자 보건지소 등에 근무하는 공보의를 대폭 투입키로 했다.
대전에는 38명, 충남엔 540여 명의 공보의가 있는데 치과의사와 한의사를 제외한 양방의사 가운데 필수근무 인력만 빼고는 참여해야 한다. 문제는 초·중·고 예방접종 기간이 당초 8주에서 4주로 줄어들면서 공보의에게 너무 많은 짐을 줬다는 점이다.
충남 공보의협의회 김기덕(33) 대표는 “이 기간에 공보의 1명이 담당해야 할 학생들은 5000~7000명으로 하루 평균 500명에 달한다”며 “예진 시간을 따져보면 학생 1명당 30초 만에 해결해야 해, 제대로 된 예방접종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공보의들은 예진 시간이 짧으면 환자 건강상태를 꼼꼼히 챙길 수가 없어 부작용 발생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전 공보의협의회 성현철(32) 대표도 “백신 부작용 사례 발생 시 그 책임은 공보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질병관리본부 측으로부터 어떠한 내용의 면책 내용 등이 포함된 공문을 받은 적이 없어 공보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직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공보의가 많아 학교 예방접종 과정에서 감염우려가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이들이 빠져나간 보건지소 등의 의료공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걱정거리다.
이에 대해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공보의가 투입되는 것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 백신을 맞지 못한 공보의들에게 우선 접종을 시행하는 한편 접종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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