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드 설치규격 위반·야간 식별 곤란

설치규격 위반·야간 식별 곤란... 차량·보행자 충돌위험 커

시민 안전과 원활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설치한 차량진입 억제 말뚝인 일명 `볼라드'<사진>가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대전시내에 설치된 볼라드 일부가 기준에 적합지 않고 안전을 고려치 않은 재료 선택 등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안전장치로 마련된 볼라드는 서구 5435개, 중구 2300개 등 대전시내에 모두 1만 6700여 개가 설치돼 있다.

국토해양부의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볼라드의 규격은 지름 10~20cm, 높이 80~100cm에 간격은 1.5m 내외로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이와같이 설치되지 않은 볼라드도 쉽게 눈에 띈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많은 서구 월평동 한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를 확인한 결과 미비점이 나왔다. 이곳에 설치된 일부 볼라드 사이의 간격이 1m 가량밖에 안 된 것이 있는 등 일부가 규격에 부합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질 역시 보행자나 차량이 부딪쳐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지만 대리석 등 딱딱한 재료로 설치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볼라드는 이미 차량과 충돌했는지 임시로 시멘트로 땜질 돼 있었다.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야간에는 문제점이 더욱 심각하다. 볼라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형광장치가 갖춰지지 않아 보행자들과 차량이 볼라드를 보지 못하고 부딪칠 가능성이 컸다.

이 같은 볼라드 실태에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박모(24)씨는 “볼라드라는 명칭은 몰랐어도 여기를 지나가다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보행자 통행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곳이 오히려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운전자 강모(36)씨도 “주간엔 그나마 괜찮지만 야간엔 형광장치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운전에 불편을 준다”고 전했다.

대전시도 볼라드 문제점을 인식, 볼라드를 뽑아내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지만 시민불편을 해소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2007년부터 수목식전환사업을 추진해 볼라드 2000개를 제거하고 수목 250개를 심어 시민 통행에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곳곳에 박혀 보행에 불편을 주는 볼라드를 제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