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국립대학 교수들이 법정 수업시간 외에는 초과 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을 외면(?)하고 있다.
현행 국립대는 주당 9시간을 법정 수업시간으로 정하고 있지만, 정해진 수업시간 외에는 초과 수업을 하는 교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업시간 비율이 높을수록 연구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지만, 수업시수와 연구실적의 상관관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업 안하는 전임교원=충남대는 전체 전임교원 887명의 1주일당 평균 수업시간은 9.08시간이다. 법정 수업시간 9시간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대학 전반의 분위기가 주어진 수업 시수 외에는 수업을 하는 교원을 찾아 보기 힘든 형편이다.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은 56.6%로 전체 개설 강의 대비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을 의미한다. 그외 시간강사와 초빙교원 등에 의한 수업이 전체 36.4%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대의 경우 교원 숫자가 많은 편이어서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도 높은 편이다.
한밭대 인문과학대는 11시간, 경상대 15시간, 공과대학 14시간 등을 하고 있지만,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은 45.1%에 그치고 있다. 전임교원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주대는 전임교원 강의담당 시간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은 66.3%다.
▲연구실적은=대학교수들의 법정 수업 시수를 주당 9시간으로 한정한 것은 그 외 시간은 연구에 매진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연구실적 또한 뛰어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충남대의 경우 지난해 교원 1인당 논문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기준 0.6편, 국제기준 0.2편, 학술진흥재단 0.6편, SCI급 논문 0.2편 이다. 1년에 1편의 논문발표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밭대는 국내기준 0.6편, 국제기준 0.2편, 학술진흥재단 0.5편, SCI급 0.2편 등으로 충남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업시수는 충남대에 비해 2~6시간 많다.
사립대학 가운데 배재대는 교수 1인당 논문 실적이 국내기준 0.7편, 국제기준 0.1편, 학술진흥재단 0.6편, SCI급 0.1편 등이다.
▲이유는=국립대 교수들은 비현실적인 시간외 근무수당과 학내 분위기 등을 지적한다.
교수들이 법정 수업시간 9시간 외에 초과해서 수업을 했을 경우 충남대와 한밭대 초과 수당은 시간당 1만2000원이 지급된다. 전임 시간 강사들이 시간당 4만2000원을 받는 것과 비교해 3분의 1도 안되는 적은 금액이다. 전국의 국립대학을 비교했을때 평균 1만8000~2만5000원보다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상징성의 의미로 지급하고 있는 초과 근무 수당이지만, 수고에 비해 너무 적은 금액이 교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충남대 학사지원과 관계자는 “몇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인상하자는 요구가 있었지만, 인상을 하지 못했다”며 “전임교원이 수업을 해야 교육의 질도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만큼 수당 인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인이 있는 사립대학과 달리 국립대의 경우 많은 수업과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학내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학생지도와 연구에 대한 인센티브제도가 현실화되지 못한 것도 문제다. 국립대 한 교수는 “열심히 수업을 하거나, 연구를 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성과나 인센티브가 없다면 교수들은 의욕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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