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행 초기 고 위험군에 사망자가 한정됐지만, 이제는 비 고위험군의 사망도 속출, 건강한 일반인도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해 안심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는 3일 중부권에 거주하던 48세 남성이 지난 1일 신종플루로 인해 숨졌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23일 고열 등 증상을 보인 뒤 24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숨지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평소 기저질환이 없는 비 고위험군이었다고 대책본부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역시 건강했던 충북에 거주하는 24세 비 고위험군 여성이 신종플루로 숨지기도 했다.
신종플루에 따른 사망자는 국내에서 모두 42명. 이 가운데 비 고위험군은 7명으로 전체 사망자 가운데 16.7%에 해당한다.
앞선 2명 외에 8월 15일 사망한 56세 남성, 9월 22일 40세 여성, 지난달 16일 숨진 7세 남아, 같은달 25일 42세 여성, 26일 26세 여성이 비 고위험군 사망자들이다.
시민 이 모(34)씨는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지만 건강한 성인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안심하고 있었는데 비 고위험군 사망자가 늘어나는 걸 보니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고 경계했다.
일단 비(非)고위험군이 신종플루로 사망할 확률은 낮다.
지난달 말 현재 확진 환자 수 9만여 명 가운데 고위험군 치사율은 0.027%, 비 고위험군은 0.006%가량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비 고위험군 사망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가 사실상 대유행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비 고위험군도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사망자가 느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평소 자신이 모르는 지병이나 질환을 앓고 있을 수도 있어 신종플루 바이러스 침투 시 급격히 몸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비 고위험군도 신종플루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고 손 씻기 등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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