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를 보면서 과잉충성을 하여 문제와 갈등을 유발시킨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경구는 공산체제나 독재국가의 압제체제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 정하성 평택대 교수·수필가 |
정치권력은 권모술수가 통하고 여론왜곡이 가능하지만 행정 권력은 전문성과 정직성에서 나온다. 정치인을 비평하고 외면하는 이유다.
특히 광역자치단체 중 광역시는 정치인보다 전문행정가가 해야 되는 당위적 요인으로 일일생활권이란 공간적 특성을 들 수 있다. 전문적인 행정력을 발휘해서 시민복리를 효율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 행정전문성은 시민의 편의와 권익을 우선하는 가치다. 그러나 부도덕한 정치인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장이 되면 정치적 판단과 이해적 관점이 작용하여 권력을 행사하므로 시민에게 피해를 주기마련이다.
정치적 상황을 판단의 기준삼아 임기응변적 시정을 운용하면 역기능이 크다. 정치인은 선거를 도운 참모를 중용하게 되고 그가 무소불위의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실세의 파워 정도에 비례해 정책은 강력하고 다양하며 과시적이 된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1998년 3·3개각 당시 교육문제는 국정의 최대 이슈였다. 이해찬이 교육부를 이끌면서 엄청난 교육체제의 변화로 반발을 야기 시켰다. 실세장관의 취임으로 교육부는 전례 없는 전성기를 누렸다. 3년 임기를 9월30일에 시작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실세다. 사람들은 이 위원장을 정권 2인자라 호칭하며 실세임을 알아서 존중해준다. 이것이 실세파워의 실상이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작용되는 현실에서는 부작용과 역기능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실세는 정권이 다할 때까지 자리를 맡지 않고 칩거하는 방법이 좋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취임 이후 거침없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익위도 이 위원장과 함께 힘이 부쩍 세지고 위상도 크게 높아짐을 느낀다. 이 위원장은 고위공직자 청렴도를 평가하여 공개하겠단다.
권익위·감사원·검찰·경찰·국세청 등 5개 기관의 감사관을 불러 모아 반(反) 부패 연석회의를 했다. 역대정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5000원짜리 점심을 먹어야한다는 등 자신의 권한 내 또는 권한 밖을 넘나들며 정책과 제안을 의욕적이고 과시적으로 내놓고 있다.
부패를 당장 모두 없애버릴 기세지만 사회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지도자가 솔선수범을 보이고 국민들이 따라 갈 때에 가능해진다.
이 위원장이 지금 보여야 할 자세는 3년 임기를 어떤 일이 있어도 채우겠다는 약속이다. 반부패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청산해야할 절대과제다. 이의 청산은 바로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자신의 지역구국회의원이 당선무효가 확정되어 내년7월에 보선을 앞두고 있다. 정권실세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으나 국민과 공조직의 윤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실세의 기본자세다. 정권실세를 비롯해서 조직실세의 권력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감시기능과 소환기능이 활성화되어야한다. 정치지도자나 행정지도자 그리고 사회지도자는 도덕성이 생명이 되어야하는 이유다.
금전과 연루되고 약속을 어기는 전과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권력을 잡아서는 안 된다. 주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사심이 없고 정직해야한다. 권력이 사심과 보복적으로 휘둘려질 때에 피해보는 민중을 생각해야한다.
자유민주주의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철저히 감시받고 정당성을 유지하도록 시민의 감시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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