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인국 목원대 음악대학 교수.백제심포닉밴드 지휘자 |
2007년 봄, 독일의 북서부지방인 빌레펠트(Bielefeld)에 거주하시는 `정영재'전도사님께서 내게 지휘봉 한 개를 선물하신 후 몇 차례에 걸쳐 지휘봉을 보내주셨는데, 매번 보물 같았고 세계적인 명품의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 지휘봉들은 브라질 아마존의 리우(Rio)지방에서 서식하는 자단(紫檀, Palisander)이라는 장미목(薔薇木, Rosewood) 3조각을 붙여 손잡이를 만들고, 여기에 빗살처럼 가늘게 쪼갠 대나무 6조각과 단풍나무 2조각을 가다듬어 하나의 봉으로 만들었다. 또 어떤 것은 지휘봉의 막대를 밝은 색의 단풍나무와 흰색에 가깝게 탈색시킨 주목(朱木, Eibe)을 사선으로 연결시켜 색감과 질감이 뛰어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신만의 비밀스런 공학으로 부러짐을 방지했으며, 모양이나 특성 등을 각각 다르게 만들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지휘봉으로 만들었고, 손잡이부분과 막대부분이 연결된 곳에 무게중심을 두어 사용 중에 피로감을 느낄 수 없도록 제작하였다.
더욱 놀란 것은 일반적인 나무나 카본(Carbon) 등으로 만든 지휘봉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손목을 민첩하게 치는 듯한 움직임(Clicking)에서는 뛰어난 탄력성으로 지휘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하였다. 또한 지휘봉의 케이스는 향기로운 장미목을 조각하여 예술적 가치를 향상시켰거나, 약 5000여 년 동안 늪에 파묻혀져 자연염색 처리된 화석 직전의 떡갈나무(Eiche)로 만들었다. 그러므로 누구나 이런 지휘봉을 보게 되면 갖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되며, 가치를 가격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정도다.
이런 지휘봉은 한 유학생의 부탁으로 처음 만들게 되었는데, 후에는 고인이 된 아내 노애미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을 때 많은 기도와 심리적 위로를 받으면서 열성을 다해 제작에 심취하기도 했단다. 지금까지 약 800여개를 만들어 600여개를 선물하였는데, 그 중에는 세계적이거나 한국의 유명한 지휘자들과 국내외의 많은 음악인들, 또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기증했다 한다. 어떤 사람들은 매번 정중하게 감사표시를 하지만 거래를 목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만든 지휘봉이 더 넓은 세상에 알려지고 사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휘봉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찾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으니, 함께 친분도 나누고 보물 같은 지휘봉을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맺는다.
주소:Jong Yeong Jae, Ravensberger Str.34, 33602 Bielefeld, Germa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