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상품 착한소비... 함께 사는 지구촌

착한상품 착한소비... 함께 사는 지구촌

  • 승인 2009-11-01 13:13
  • 신문게재 2009-11-02 10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주부 A(32)씨는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통해 정기적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해 먹고 있다. 어짜피 마시고 소비하는 것인 만큼 기왕이면 윤리적이고 투명한 거래를 통해 지구촌 어딘가에 살고 있는 제3세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 만큼 좋은 일에 쓰이고, 무엇보다 작은 실천을 통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A씨가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다.

 착취 당하는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공정한 거래를 통해 윤리적 소비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른바 ‘공정무역’ 상품들이 뜨고 있다.

▲지구촌 살리는 착한상품=밥상마저 지구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생산·유통돼 우리에게 전달되는지 알지 못하고 소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뛰노는 한 다국적기업의 축구공이 지구 반대편 제3세계 아동들의 노동을 착취해 만든 것이란 사실은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공정무역은 바로 이러한 모순과 지구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하나의 소비운동이다. 그래서 공정무역은 단순히 제3세계에 대한 원조가 아닌 정당한 `무역'임을 강조한다. 소외되고 가난한 생산자에게 공정한 대가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인간적인 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공정무역 운동이 희망무역 또는 대안무역 등의 이름으로 함께 진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확산되는 착한소비=최근 국내에서도 이러한 대안소비운동이 확산되면서 공정무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TV홈쇼핑을 통해 공정무역커피가 판매되면서, 방송 30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께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 커피브랜드 `아름다운커피'는 첫 방송 30분 만에 무려 2000세트가 팔려나갔다. 아름다운가게와 홈쇼핑 업체 모두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는 최근 편의점과 각종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아직 서울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공정무역 커피만을 판매하는 커피전문점도 생겨났다. 카페 `티모르'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동티모르에서 생산된 공정무역 커피를 원두로 사용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이 공정무역커피 전문점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며, 수익금 중 일부가 동티모르의 커피 생산지로 돌아간다. 또 다소 역설적이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에서도 공정무역 인증 커피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다.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들=공정무역은 60여년 전 미국과 유럽 등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 움직임이 시작됐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빈곤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였다. 1960년대 들어서는 영국과 네덜란드 등의 NGO들이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공정무역 조직과 단체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돼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아름다운가게가 아시아 지역의 수공예품을 공정무역을 통해 국내에 선보였으며, 한 생활협동조합에서는 필리핀에서 생산된 설탕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YMCA와 아름다운가게 등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다양한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페어트레이드코리아와 한국공정무역연합 등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기도하다.

현재 국내에서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주)페어트레이드코리아와 한국공정무역연합, 두레생협, 아름다운가게, YMCA 등 10여 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자체적으로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거나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판매되는 공정무역 제품 역시 익히 알려진 커피와 초콜릿, 설탕 등 식품 뿐 아니라 네팔 등지에서 생산된 머플러 같은 패션소품이나 의류, 각종 수공예 및 생활 용품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공정무역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수능 영역별 분석] 1등급 구간대 국어·수학 만점 맞아도 경쟁력 확보 어려울 듯
  2. 한국타이어 2024년 임금 협상 잠정합의
  3. '역대 최대 N수생' 2025학년도 수능 작년보다 쉬웠다… 변별력 확보 관건
  4. [2025 수능 현장스케치] 수험생 부모들 긴장한 모습 역력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 있길"
  5. [2025 수능] 대전·세종·충남서 한마음 한뜻 수험생 지원 대작전(종합)
  1. 환경단체 세종보 밤샘농성 200일 넘어 '겨울로'…사태 장기화 부담
  2. [수능 이후 대입전략] 대학별 수시 논술·면접고사 준비 이렇게…
  3. 수능 끝…‘고생했어 우리 딸’
  4.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아버지 세대 얘기?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11월15일 금요일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7. 대전 대흥동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7. 대전 대흥동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역대 최대 N수생` 2025학년도 수능 작년보다 쉬웠다… 변별력 확보 관건
'역대 최대 N수생' 2025학년도 수능 작년보다 쉬웠다… 변별력 확보 관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14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N수생이 역대 가장 많이 응시한 이번 수능은 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보다 체감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변별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5학년도 수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출제했다는 게 출제본부의 설명이다. EBS 연계율을 평균 50% 수준으로 하고 2023년 6월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이른바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 최중철..

무인카페 비밀번호 알아내 500만원어치 무단취식한 고등학생들
무인카페 비밀번호 알아내 500만원어치 무단취식한 고등학생들

대전 한 무인카페에서 10대 무리가 돈을 내지 않고 음료를 수차례 뽑아 마신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점주는 이 학생들로 인해 500여 만 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한 무인카페 점주로부터 '돈을 내지 않고 음료를 뽑아 먹은 학생들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해당 점포의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에는 관리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무료로 음료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점주는 비밀번호를 통해 마신 음료의 금액이 과도하게 많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인근 고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우리 딸 파이팅’ ‘우리 딸 파이팅’

  • 수능 끝…‘고생했어 우리 딸’ 수능 끝…‘고생했어 우리 딸’

  • 수능 기다리는 수험생들…‘긴장되는 순간’ 수능 기다리는 수험생들…‘긴장되는 순간’

  • 2025학년도 수능 D-1, 유의사항 읽는 수험생들 2025학년도 수능 D-1, 유의사항 읽는 수험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