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사실 현대사회에서 인재나 기술이 있으면 돈과 사람이 유입되고, 그리고 기업과 국가정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 이미 대전에는 유수한 대학들과 연구단지 그리고 정부청사가 즐비하게 있고, 그리고 많은 인재들이 유입되었다. 미래도시를 향해 이상적인 인적구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직장을 따라 왔지만 만약 그들에게 잠깐 ‘있다가 떠나가라’고 하는 분위기라면 대전의 미래는 뻔하다. 그 인재들이 가진 지식과 기술 그리고 경험들이 대전을 위해 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은 대구출신 ㅅ교수가 대전에 와서 한 말이 기억난다.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하였는데 그 놈아들이 모두 대전에다 퍼주었대이.’ 대구보다 높은 건물과 쾌적한 도시환경, 그리고 정부기관들을 보고 부러워하는 말이었다. 그간 대전은 많은 국가혜택을 입었지만, 자체의 노력으로 쟁취한 업적이라기보다 정책입안자들이 만들어 주는 것을 거저 받았을 뿐이다. 너무 쉽게 얻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국가사업을 유치하는데 소홀하였고 유입된 인재들을 방치한 거나 다름없었다. 아니 담아놓을 그릇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지난번 대전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였는데 허탕을 쳤다. 학계와 연구단지의 주요 인물들까지 다 동원하였는데도 허사였다. 하나의 국가적인 사업을 유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처음으로 알았을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해야하고,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미 들어와 있는 정부기관과 대학, 출연기관 그리고 인재들을 관리하고 정성을 쏟는 일이 우선이었는지 모른다. 아마 이 인재들의 저력과 인맥을 살리지 못했다는 말일 수도 있다.
대전은 국토의 중앙에 놓여있고 교통이 편해서 국가중심도시가 될 소지가 많다. 여기에다 추가적인 전문연구기관과 대학을 품어 인재들을 모은다면 가능하다. 도시발전의 제일 중요한 요소가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품기 위해서는 아늑한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의 포용력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우선 최고의 인재와 첨단기술을 갖추기 위한 특단의 결심과 자체 노력이 필요하고, 또 정부보다 먼저 기획하고 앞서가야 하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인 구호나 지역편향적인 접근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차제에 대전의 주요 요직의 기존 인맥구조와 구성을 살필 필요도 있다. 또 타향출신의 인재들을 필요할 때만 잠깐 불러서 활용만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2 고향의 품으로 안아주어야 한다.
이번 대전국제우주대회를 치루면서 희망을 보았다. 대전시와 항공우주의 전문가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일처럼 준비하고 정성들여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러한 상생과 고향의 정을 담아 미래 대전을 그린다면 못할 것도 없다. 누구나 살아보고 싶은 대전이 꿈만은 아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