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호 대전시의사회장 |
그러나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61.6%에서 성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며 성욕을 느낄 때 대처방법으로 41.2%는 그냥 참는다고 했으나, 40%에서는 성관계를 갖거나 자위행위를 한다고 밝히고 있어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전 세계 27개국을 대상으로 「성관계가 당신의 삶 전체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87%로 2위인 스페인의 77%를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하였는데,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性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갈수록 성기능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대자연의 이치지만 노인이라고 성에 대한 관심과 의욕마저 없을 것이라고 잘못판단해서는 안되며 실제 외래에서 노인환자들을 진료해보면 70대는 물론 80대 이상에서도 성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노인의 성접촉성 질환 즉 성감염성질환인 성병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문진해보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들이 「박카스 아줌마」같은 매춘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욕을 해소하고 있어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게다가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가짜 발기유발제로 인해 잘못되면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며 필요한 관계기관과 유관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공조체제로 공동대처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인체의 장기는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스는 것처럼 노인도 규칙적인 성생활을 해야 성기능의 쇠퇴를 줄일 수 있는데 즉 「Use or Loose it」이라는 법칙이 적용된다. 65세 이상 노인이 수개월이상 성관계를 갖지 않으면 영구히 발기부전에 빠질 수 있어 유의하여야 하는데 이는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다.
해외여행 등으로 오랫동안 차운행을 안하면 나중에 시동도 잘 안 걸리는 원리와 비슷하며, 그렇다고 영업용 택시처럼 너무 많이 운행하면 차가 노후화 되어 버리는 것처럼 적당하고 규칙적인, 나이에 걸맞은 성생활이 최선이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해 다양하고 효과가 좋은 발기유발제제와 호르몬 치료제 등을 처방받아 치료받을 수도 있으며, 필요하다면 보형물수술 등 어떡하든 성생활이 가능하게 된 마당에 노인의 성문제가 더 이상 부끄러워 감출 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노년이 되면서 증가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내과적 만성질환에 대한 정기적 검진 및 치료가 선행되어야하고,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방식, 다양한 사회봉사활동 등 본인의 노력여부에 따라 정년이 없는 성생활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노인의 性문제를 수면위로 부상시켜 「인간의 행복추구권」같은 인권적인 측면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하며, 저출산대책위원회 같은 범정부적인 「노인의 性대책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하는 바이다. 늦었지만 「효」의 개념아래 접근하는 방법도 중요할 것이고, 우리 모두 늙어간다는 명제를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