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상류의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물페기마을은 비가 조금만 오면 침수되는 관계로 ‘물페기’라고 했는데 물페기 농요는 평촌리를 중심으로 300여년 전 두레농사시 농부들이 부르던 구전농요다.
농사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노래와 동작으로 표현한 물페기 농요는 토신고사(土神告祀)와 모심는 소리, 두렁밟기, 아시매기, 두렁고치기, 재벌매기, 방아소리, 쌈싸는 소리, 장원놀이 등으로 구성된다.
두레가 났다는 나팔소리가 나면 마을입구에 모여 토지신에게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해 모를 심으면서 모심는 소리를 부른다. 모를 심고 난 뒤 쥐, 두더지 등이 논두렁을 뚫지 못하게 두렁밟기를 하고 논의 김을 매면서 부르는 노래를 일명 ‘얼카 산이야’라고도 한다.
또 폭우로 논두렁이 무너졌을 때의 상황을 노래로 표현한 두렁고치기가 있으며 방아소리는 추수를 하여 방아를 찧는 소리를 말하고 쌈싸는 소리는 논을 다 매갈 무렵에 모여들며 에염을 싸면서 부르는 노래다.
마지막으로 그 해에 농사를 제일 잘 지은 사람을 뽑아 소에 태우고 도는 것을 장원놀이라고 하는데 백중을 전후해 마을에서 농사를 가장 잘 지은 머슴을 뽑아 댕댕이 넝쿨로 관을 씌우고 삿갓으로 일산(日傘)을 받아 소에 태워 도는 것이다.
평야와 산악지대의 소리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물페기농요는 1991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양승환 씨가 기능보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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