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환경연구소가 지난해 대덕구 이현동과 동구 직동ㆍ추동ㆍ신상동 등 대청호 대전권역의 습지 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해 6종의 포유류가 관찰됐다. 또 54종 1185개체의 조류와 8과 15종의 어류, 11목 57과 143종의 육상곤충, 4문 7강 15목 40과 63종의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아기자기한 작은 섬들이 장관을 연출하는 대청호. |
특히 조사지역 중 추동 일대의 대청호 습지는 범위가 넓고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위적 행위가 제한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일대는 경관적 우수성과 접근의 용이성 등으로 사람의 접근이 많은데다 쓰레기와 폐기물 투기 등으로 인한 훼손이 우려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전시는 지난해 이 일대 34만 6274㎡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현재 보전계획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일대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국내에서도 인공호수 내 습지 가운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습지가 대청호 전체의 생태계 및 수질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진다는 점에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정밀조사를 통해 생물상과 습지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대청호 전역에 대한 습지 보전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전시민환경연구소 길복종 기획실장은 “인공호수에서 생물종 다양성 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들 습지는 대청호에서는 그나마 생태적으로 우수성을 지닌 곳이라 볼 수 있다”며 “습지는 그 자체 생물상 뿐 아니라 대청호 전체에 미치는 인문ㆍ생태학적 영향을 감안할 때 보호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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