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맞춰 조율한 영상은 브라운관으로 관람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율을 선사한다. 거대한 빙하의 가장자리가 낱낱이 부서지면서 낙하하는 광경은 아름다우면서, 등골 서늘한 반성을 촉구한다. 성우를 맡은 배우 안성기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사라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북극이 녹고 있습니다. 북극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북극의 눈물’이 지닌 미덕은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해 가며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는 거다. 북극의 사계(四季)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북극곰, 순록떼, 이누이트 등의 상황을 사려 깊게 묘사하려 한 것도 좋다. 이야기의 주인공쯤 되는 북극곰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어려움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외국에 비하면 기술과 장비, 예산 면에서 대단히 열악한 국내 다큐멘터리 제작사가 최초로 북극을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에 도전해 이만한 결과물을 건졌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북극 쇄빙선이라는 소재에 골몰하던 허태정 PD와 이누이트와 고래잡이에 관해 다루고 싶어 던 조준묵 PD가 지구온난화라는 교집합을 발견하곤 함께 연출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똑똑히 확인하고 빙하의 손실을 막기 위해 애쓰자는 ‘북극의 눈물’은 대전아트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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