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피싱 기승 '대책없네'

올들어 3000건 육박... 피해액도 42억여원 달해

얼마 전 대전에 사는 직장인 A씨(39)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터넷 메신저로 지인이 수십만 원 빌려달라는 글을 받았다.

당시 A씨도 여유가 없어 정중히 거절했지만 계속 마음에 걸려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지인은 “메신저로 돈을 빌려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고 그제서야 A씨는 사기를 당할 뻔했다는 사실은 알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터넷상에서 1대 1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를 이용한 금융사기 이른바 `메신저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 피싱 보다 한 단계 진화된 신종 사기 수법이지만 마땅히 막을 방법이 없어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

국회 정무위원회 무소속 신건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8월 말 현재) 보고된 메신저 피싱 피해건수는 모두 2899건, 피해금액은 42억 2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만 무려 810건이 발생 같은 기간 보이스 피싱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최근 급증세에 있다.

대전에서도 지난 7월 메신저피싱 일당 A씨(32) 등 조선족 2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도용한 메신저 아이디를 통해 피해자 지인인 것처럼 접근해 거래처에 돈을 송금해야 한다는 등의 수법으로 7500만원 상당을 챙겼다.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만 B씨(35) 등 20명에 달한다.

문제는 메신저 피싱이 성행하고 있지만 이를 사전에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이미 해킹 등 개인 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고 이미 수많은 개인 정보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개인 정보 및 지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의심나는 메시지가 올 경우 될 경우 수사당국에 신고하는 것이 메신저 피싱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금전적 도움을 바라는 메시지가 올 경우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반드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하고 평소와 다른 말투로 대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의심해야 한다”며 “컴퓨터 앞에서 자리를 비울 때엔 메신저를 로그아웃 하는 것도 피해예방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