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
우리는 진실을 추구하면서 자연을 사랑한다. 자연과, 자연이 가진 현상과, 자연 속의 심오한 의미를 찾아내고 동화되는데 삶의 진정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민으로부터 영원히 추앙 받는 국민시인 알렉산드로 세르게예비치 푸시킨의 시 가운데 부활이란 작품의 메모다. `몽매한 예술가가 몽롱한 붓으로/ 천재의 그림을 검정 칠로 지우고/ 엉터리 그림을 그 위에 / 함부로 어리석게 그린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 덧칠한 물감들은/ 힘없는 허물처럼 떨어져 버리고 /천재의 작품은 다시 우리 앞에/ 예전의 아름다움으로 살아나는 법//~생략~' 19세기 초 덫칠된 라파엘의 작품 `마돈나'가 복원되었을 때 쓴 시라고 한다. 진정한 천재의 작품은 살아나고 허위는 결국 사라져 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에 비잔틴 성당의 대 걸작 아야소피아는 콘스탄티누스 2세에 의해 세워진 것인데 비잔틴 제국이 오스만 터키에 정복당하면서 이슬람교의 모스크 사원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내부의 모자이크 벽화는 이슬람교의 벽화로 덮이고 말았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아야소피아 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부터 부분 부분 덮여 있던 칠이 제거되고 성모마리아 모자이크와 예수그리스도상의 모자이크 벽화를 비롯하여 눈부신 명작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결국 진품의 복원·부활이 이루어지고, 진실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그같은 천재의 작품보다 더 위대한 명작이 자연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거기에서 언제나 더 위대한 천재성을 지닌 작품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창작의 보고가 자연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강렬한 영감을 찾아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을 찾아 나선다. 잠시 가까운 명소 한곳을 소개해본다.
지난해 대청호수의 한 중심인 추동 생태관 주변에서 약 10만 포기의 국화가 심어지고 만개한 시기를 택하여 국화축제를 열었는데 놀랍게도 연일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계절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도시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컸던가를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 올해에는 지난해의 10배인 100만 포기의 국화와 구절초를 식재하여 본격적인 가을 꽃 축제를 지난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게 되었다.
물론 그곳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도 행해진다. 추동의 가을 국화 축제가 시민들에게 황홀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대청호수의 맑은 물을 배경으로 자연환경이 청정하게 가꿔지고 보존된 지역에 국화를 집단적으로 재배해 놓아 가을의 빛과 바람, 색채와 향기의 절묘한 조화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명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서 천재성을 발휘하여 신비함을 느끼고 창작으로 이어낸다면 충분히 명작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재성은 스스로 연마하여 발굴해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이들에게 도심에서 30분을 달려와 맛볼 수 있는 환상적인 꽃 동산을 당연히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찾아주고, 천재성을 개발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많은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쉴 새 없이 땀을 흘리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당 서정주가 남긴 `국화 옆에서'도 그 진실을 다 삭혀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이 시대의 예술인들과 천재성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명작의 탄생을 또 한번 기대하고 싶다. 신의 명작은 인간에 의해서 투영되고, 해석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인간의 자존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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