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매'에 아이들 멍든다

  • 사회/교육
  • 미담

'감정의 매'에 아이들 멍든다

  • 승인 2009-10-20 22:04
  • 신문게재 2009-10-21 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교사 개인 감정이 섞인 폭행 수준의 체벌이 일선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교육당국에서는 실태파악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피해 학생이 줄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것을 우려, 이렇다할 문제 제기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대전지역의 모 고교에서 지난 19일 점심시간때 이 학교 1학년생이 청소를 깨끗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폭행수준의 구타를 당했다. 사진은 허벅지 앞쪽을 몽둥이로 맞아 피멍과 함께 실핏줄이 터진 모습.
▲ 대전지역의 모 고교에서 지난 19일 점심시간때 이 학교 1학년생이 청소를 깨끗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폭행수준의 구타를 당했다. 사진은 허벅지 앞쪽을 몽둥이로 맞아 피멍과 함께 실핏줄이 터진 모습.
 20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의 한 고교에 다니는 A군 등 7~8명은 지난 19일 점심시간에 담임교사 B씨로부터 폭행 수준의 심한 체벌을 당했다.

 점심시간에 이뤄지는 20분간의 자율학습에 늦었다는 것과 청소를 깨끗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B교사는 A군의 둔부와 어깨 등을 몽둥이로 때린 뒤 옆구리를 발로 차는 등 자신의 분에 못이긴 감정적인 체벌을 가했다.

 낮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지만 B교사는 교실 청소를 하지 않고 점심 자율학습에 늦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체벌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B교사는 다른 학생들은 몽둥이로 체벌을 가했지만 유독 A군에 대해서는 다른 학생과 달리 발로 차는 등 무차별적인 폭행을 했다.

 A군은 체벌에 따른 신체 부상보다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청은 체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악순환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학력신장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체벌을 가해도 못본 척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학업성취도 평가나 교육청 평가 등이 일선 학교의 학력수준이 잣대가 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교육청은 상습적인 체벌 교사에 대한 현황도 파악되지 않을 뿐더러 설령 진정이 접수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더라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피해 진단서를 끊어 수사기관에 고소하면 관습상 일정 부분 체벌이 인정되고, 교육청에 진정을 접수해 조사할 경우 징계 수위는 턱 없이 낮은 형편이다.

 이로 인해 상습 체벌 교사는 학력신장 지도를 이유로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체벌을 일삼고 있다.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문제가 불거지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대부분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에 묻고 지나기 일쑤다.

 상습 체벌 교사의 반복되는 부작용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학생들간의 폭력만이 아니다.

 교사라 할지라도 정당한 체벌이 아닌 개인적 감정이 섞인 체벌은 학생들에게 일방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기선완 건양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체벌을 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상상하는 것 이상이 될 수 있다”라며 “학생에게 체벌에 대한 당위성과 목적, 적당한 방법으로 이뤄져야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