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사진작가 최민식은 평생동안 서민들의 생활상과 삶을 촬영해 온 사진기록물 약 13만 여점을 기증하였다. 이는 국가기록원의 ‘민간 기증기록물 제1호’이다. 1957년 이후 서민들의 생업, 의복, 풍습, 생활공간 등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여러 차례 외국의 사진연감에 수록되는 등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 박상덕 국가기록원장 |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역사기록물, 6·3항쟁 기록물, 새마을운동 기록물을 기증받았고 역대 대통령 관련 기록물의 기증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던 차에 국가기록원(대통령기록관)은 2009년 7월 박정희 전 대통령 유족인 박근혜 의원이 1984년도에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였던 대통령 선물 및 유품 501점을『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제정에 따라 이관받았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못했던 소중한 기록물이다.
국가기록원은 역사적으로나 미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대통령 선물 및 유품 등 약 200점을 선별하여 ‘선물과 유품으로 만나는 박정희’라는 주제로 10.20(화)~29(목), 열흘간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2층)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수장고에만 보존되던 유품과 선물을 25년 만에 국민들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기회를 통해 기증문화 확산의 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도입부와 선물관, 유품관, 영상관 등 4개존으로 기획되었는데, 세계 각국의 국왕, 대통령, 수상 등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선물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사용하던 유품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0~70년대 국정 외교활동 모습과 소박하고 친근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물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받은 선물과 관련 기록물 등 179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대한민국관, 아시아관, 아메리카관, 아프리카/오세아니아관, 유럽/중동관 및 특별코너 등 6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주목되는 선물은 미국 닉슨 대통령이 선물한 아폴로11호 월석기념패와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증정한 금강산 선녀도와 김일성 명함, 청자목문(靑磁牧文) 항아리 등이다. 아폴로11호 월석기념패는 1969년 7월 16일 지구를 출발하여 같은 달 20일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월석 4개와 달까지 갔다온 소형 태극기로 이루어진 기념패이다.
금강산 선녀도와 명함은 1972년 5월 2~6일 북한을 방문했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통해 받은 것이고, 청자목문 항아리는 1976년 2월 남북적십자 실무회의 때 전달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미국 존슨 대통령이 선물한 말 안장과 백마상, 대만 장제스 총통이 증정한 석사자상, 태국 타놈 수상이 선물한 상아로 만든 승전고, 이디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증정한 은제장식품, 호주의 홀트 수상이 선물한 진주장식함 등 형태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유품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사용하던 손때 묻은 책상과 결재용 받침대, 대형 지구의를 비롯하여 친필 휘호인 ‘유비무환(有備無患)’, 그리고 육영수 여사가 사용하시던 소파 등 14점이 전시되어 있고, 영상관에는 전시 기록물과 관련된 편집 영상이 상영되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모습도 접할 수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 포토존과 기념엽서 만들기 체험코너도 마련하고, 전시 현장과 홈페이지(http://www.pa.go.kr)에 기증창구를 개설하여「기록물 기증 의향서」를 접수하는 등 온·오프라인 기증문화 캠페인도 함께 전개한다.
이번 전시회 개최를 계기로 대통령기록물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범 국민적인 기록물 기증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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