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학빈 충남대 경영대학원장 |
한국형 MBA는 외국인 교수 채용 확대, 영어강의 확대, 외국인 유학생 적극 유치, AACSB와 같은 경영학분야 국제인증 확대, 해외대학과의 공동 및 복수학위 수여 등의 특징으로 기존 경영대학원과는 차별화된 글로벌 기준을 지향한다.
MBA는 기존의 경영교육 프로그램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학부의 경영계열 프로그램은 성격상 전문교육을 하기 힘들다. 일반대학원의 경영관련 석사 프로그램은 학술연구 중심이다. 오래 전부터 석사졸업자의 80% 이상이 교수·연구가 아닌 일반취업이지만 일반대학원은 여전히 학계진출용 교육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특수대학원 형태의 경영대학원에서 제공하는 경영학석사 프로그램은 기능적으로 직장인 계속교육과정으로서, 야간에 이루어져 교육집중도가 낮고 이수학점도 매우 적어 경영전문 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다. 실무중심 학문을 지향하고 글로벌 MBA 기준을 따르도록 요구하는 경영전문대학원 체제는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1970년 이 지역에서 태동하여 전문 경영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여 온 충남대 경영대학원도 이제 변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여야 한다. MBA는 말 그대로 하나의 전공(경영학)이어야 하지만 현재 충남대는 10개 전공에 80분/2학점, 열악한 전임교수강의비율 등 글로벌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었겠지만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 우리는 40여년 쌓아 온 내부역량이 있다.
R&D특구 클러스터, 군사령부, 정부기관, 대전-당진, 공주-서천 등 잠재수요를 끌어들일 여건이 좋다.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이 특히 경영계열 분야에 대거 몰려오고 있다. 5백만의 충청권을 포함 중부권에는 아직 글로벌 기준 일반 MBA를 개설하는 대학이 없다. 이는 충남대와 이 지역의 기회이자 지역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의무이다. 언제까지 다른 국립대학이 MBA체제로 추진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따라 할 것인가?
지난 10월 13일 교과부는 충남대 경영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부결시켰다.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MBA를 운영할 요건과 여건은 합격점이었으나 일부 대내 교수의 반발이 부결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MBA 설치를 반대한 측은 전임 총장시절에 두 차례나 경영전문대학원을 설립 신청을 주도하였고 당시 교육수요도 매우 높다고 주장하였으니 교육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반대한 것이 분명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금 충남대는 새로운 틀과 글로벌 기준을 받아들여 교육 수요자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냐 아니면 교육 공급자의 이해를 극대화하는 로컬기준을 굳게 지켜 우물 안 관행 속에 눈멀고 귀먹어 망연자실 도태할 것이냐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충남대 경영대학원은 이번 MBA 설립인가 실패와 관계없이 기존의 낡고 교수중심의 시스템을 고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학생 중심의 MBA 체제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미 뒤쳐졌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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