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대출신 대전청 정창길 경사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정창길(47) 경사. 대전 바닥 `그림쟁이'치고 그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그다.
정 경사는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1992년 경찰에 입문한 이색경력 소유자다. 17여 년 넘게 강력계 형사로 지내오다 얼마 전 지방청 과수계로 옮겨 몽타주 전문 수사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개인 화실에서 붓을 잡는 정 경사는 “그림은 내 삶의 터이고 경찰은 내 운명”이라며 “힘들 때마다 항상 그림을 그리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며 미술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 `노래 짱' 중부서 이천세 경위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가진 이도 있다. 중부서 치안상황실 이천세(56) 경위가 그 주인공. 이 경위는 지난 2006년 교통부서 근무 시 음주운전 예방 수단으로 `음주운전 안 돼요'라는 노래를 직접 만들어 앨범을 냈다.
지금도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현장에서는 이 경위의 구수한 노랫가락이 종종 흘러나온다. 지금도 짬짬이 주말을 이용해 틈틈이 녹음실에서 연습하며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마음을 노래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 경위는 “부모님 반대로 가수의 꿈을 접었지만, 노래에 대한 끼를 숨길 수 없어 마이크를 놓지 못하고 있다”며 노래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사진작가 둔산서 유길선 경위
앵글 인생을 사는 경찰도 있다. 둔산서 호송팀장 유길선(55) 경위. 유 경위는 정식으로 사진작가 협회에 등록된 실력파 작가로 퇴근 후엔 언제나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20여 차례 입상 경력을 가진 그에게 사진은 고된 경찰 생활을 이겨내는 청량음료나 다름없다. 유 경위는 “앞으로도 내 인생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소리꾼 충남청 김갑보 경사
충남에는 우리 소리를 사랑하는 `소리꾼 경찰'이 있다. 충남청 경무과 김갑보 경사(42)는 한국판소리보존회 대전지부 사무국장을 맡아 복지시설을 찾아 위문공연을 하는 등 국악 대중화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명창 고향임 선생에게 사사(師事)하기도 했다.
김 경사는 연습 공간이 마땅치 않아 휴일이면 인근 산에 올라 목청을 가다듬는 등 판소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김 경사는 “우리 가락은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맛이 우러나고 배우면 배울수록 또 다른 매력과 깊이가 느껴진다”며 프로 소리꾼의 면모를 보였다. /강제일·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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