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후인 지난 17일 채 전 원장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고 IAC 대전 조직위원회와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신기전 축제를 마련, 신기전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발사를 통해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이날 고려말 최무선이 개발한 ‘주화’를 비롯해 고려시대 신호용 포인 ‘신포’, 세종 때 개발된 ‘소신기전’·‘중신기전’, 세계 최초 2단 로켓 ‘산화신기전’·‘문종화차’ 등이 시연됐다.
특히 신기전은 세종 때 1448년 개발, 소·중·대·산화 신기전 등 모두 4가지 종류로 돼 있으며 세종실록에 신기전 사용 기록이 남아 있다.
1474년 편찬된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의 병기도설(兵器圖說)에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 상세한 설계도가 남아있어 신기전의 복원 연구가 가능했다.
▲ 조선시대에 개발된 로켓 화기인 신기전축제가 17일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인근 갑천변에서 열려 항공우주연구원의 채연석 박사팀에 의해 복원된 신기전이 발사되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
채연석 전 원장은 “신기전은 현대적인 로켓 제작방법을 사용한 가장 오래된 로켓”이라며 “복원에 성공해 이번 축제에 시연되는 신기전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최초의 신기전이다”라고 설명했다.
신기전의 복원은 채 전 원장의 30여년 넘은 열정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로켓에 관심이 많았던 채 전 원장이 고등학생이었을 당시 70년 초, 고서적을 뒤지다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하곤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고려 말 최무선이 만든 ‘주화(走火)’가 세계에서 4번째로 만들어진 로켓이며 세종대왕 때 만든 ‘대신기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로켓임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대학교 1학년이었던 75년 11월 역사학회에서 ’주화와 신기전 연구’발표를 시작으로 78년 행주산성 유물기념관에 화차와 신기전 복원 전시 등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중신기전’을 복원해 발사까지 성공시켜 우리 조상의 우수성을 한껏 과시했다. 그 후 국제적으로 초기 로켓 자료를 수집, 연구를 통해 지난해 추진제가 많이 들어가는 대신기전은 재복원을 시도해 지난해 복원에 성공했다.
지난 17일에 열린 신기전 축제에서는 그동안 사용하는 모든 신기전을 노즐이 없는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복원한 것이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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