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농어촌 교육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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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농어촌 교육의 길

[기고]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승인 2009-10-18 13:04
  • 신문게재 2009-10-19 21면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추석을 앞두고 3일전 서해바다에 외로이 떠 있는 섬의 학교를 찾았다. 외연도초등학교와 호도분교장이었다. 도서벽지의 교육환경을 둘러보고 농어촌 교육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낙도에서 고생하고 있는 교사들을 격려하고 싶었다.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배를 타는 시간만 왕복 5시간이 걸렸으니 먼 길이었다. 다행히 배 멀미를 하지 않았으나 피로도는 쉽게 몸에 파고들었다. 새삼 바다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의 수고로움이 가슴에 닿았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회(膾) 한 점에도 어민들이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잡았는지. 다시 한 번 이들의 자녀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을 펼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졌다.

약간의 소금기를 머금은 듯한 학교외관이 낙도임을 실감케 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학교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상자료로 준비한 학교현황에서 학생들에게 꿈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직원에게 감동을 느꼈다. 미국 학교와 영어 영상수업을 하고, 밤 9시까지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보면서 뿌듯한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마냥 만족할 만한 환경만은 아니었다. 바로 우리 농어촌교육의 현실이 있었고, 교육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침이 있었다. 유치원 종일반 보조교사의 배치, 운동장과 교실 등 교육환경 개선, 영어교육 강화, 학생수 감소에 따른 교사정원 축소 억제, 예능교과 전공교사 배치 등 현안이 많았다.

그렇다. 교육이 미래 인재의 산실로 거듭나기 위해선 모두가 좋은 교육환경에서 알맞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행복한 배움터에서 열정을 지니고 꿈을 키워야 한다. 사랑과 배려가 가득한 학교생활 속에서 올바른 품성을 지닌 동량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농어촌 교육의 현실은 어려운 점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과 농어촌 기피, 이농현상으로 인한 농어촌 학생수의 감소다. 학생수의 감소는 곧 교사정원의 감소를 가져오고, 이는 농어촌교육의 질 저하를 의미한다. 진실로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바로 학교의 돌봄 교육서비스다. 학교가 교육기능 외에 학생들을 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족한 교사, 업무가 과중한 교사들을 위해 가용한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학부모를 교육도우미로 변통할 수 있고, 퇴직교원을 방과후 교사로 모실 수 있으며 대학생을 멘토로 활용할 수 있다. 특기나 기능을 지닌 지역의 인사들도 함께 할 수 있다. 돌봄의 역할엔 고학력이나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다.

돌봄은 야간에도 계속될 수 있다. 독서활동도 도와주고, 야간 학습도 북돋워준다. EBS 방송 시청도 거들어 준다. 영어학습 친화적 환경과 다양한 학습콘텐츠 선택도 논의해 준다.

며칠 전 금산에서 처음으로 IPTV 공부방 개소식이 있었다. 학생들은 방과후에도 IPTV를 통해 자신의 수준에 맞춤한 흥미 있는 콘텐츠를 골라 공부할 수 있다. 혼자서 주도적으로 공부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몇 명이 공부방을 마련해 IPTV라는 기기를 통해 함께할 수 있다.

학교의 돌봄 역할은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지역의 모든 교육 유관기관이 공감대를 이루고 협조할 일이다. 돌봄이 해결되면 학부모는 마음 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 이는 농어촌뿐만 아니라 도시지역도 마찬가지다.

교육격차 해소, 교육 균형발전은 영원한 이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만이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현장을 이룰 수 있다. 쌀 미(米) 자를 보면 `八十八'인데, 농부가 쌀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88번의 정성이 들어간다고 한다. 88번 돌봄의 손길이 닿은 충남의 학생들이 자기 몫을 다하는 미래인재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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