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완하 시인. 한남대 교수 |
샌프란시스코에는 대단히 다양한 교통수단이 눈에 띄었다.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고 다양한 방식이 결합되어 있다. 새로움에 대한 추구와 오래 된 것들을 간직하려는 자세가 반영되어 있었다. 브로드웨이에는 아직까지도 레일이 깔려 있기도 하다. 레일 위를 달리는 전차가 있는 반면에 바퀴가 달린 버스가 전차로 등장하여 전깃줄에 매달려 가기도 한다. 또한 두 대나 세 대의 버스가 이어진 기다란 버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시내버스 앞에는 승객의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선반을 달고 다닌다. 또한 바트(Bart) 안에는 직접 자전거를 가지고 타는 승객도 흔히 볼 수가 있다. 고속도로인 프리웨이를 달리다 보면 옆으로 질주해 가는 오토바이를 자주 만난다. 하이웨이라는 호칭의 고속도로는 규모가 크고 프리웨이는 그보다 작지만 편도 4차선에 평균 시속 110~120km를 달리기도 한다. 내가 처음에 프리웨이로 차를 몰고 들어가서 교통의 속도와 그 흐름이 매우 빨라 당황하였던 경험이 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살펴보면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제 등으로 대단히 다양하다. 가끔 그 안에서 한국 차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옆을 지날 때면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였다. 미국의 프리웨이는 그야말로 세계 각국의 자동차들이 성능과 맵시를 경쟁하는 각축장을 방불케 한다. 차량 가운데는 폭스바겐의 작은 방게처럼 생긴 것으로부터 아주 오래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차나 세단, 벤, 지프 등으로 가지각색이었다. 그러기에 다양한 모양과 형식들이 섞여서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게 미국의 문화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 사회가 다양성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유도해 가는 힘이라 말할 수도 있다.
미국 사회는 전반적으로는 자유와 자율에 바탕을 두고, 그것들 사이의 작은 질서가 견고하게 지켜지며 전체를 밀고 나간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은 기초 질서랄까, 상식이나 원칙 등이 대단히 엄격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정신이 존중되는 사회가 아닌가 한다. 반면에 우리는 큰 질서가 작은 사회를 힘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그 큰 힘에 의해서 부분들이 무시가 되고 작은 것들은 소외가 되기도 하는 느낌이다. 한국 사회는 작은 것 하나하나가 존중이 되어서 그것이 모여 전체를 이루어 가는 게 아니라, 힘과 권력 등 큰 것에 의해서 작은 것들이 도외시되고 소외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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