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앉은굿을 설위설경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이것은 굿당을 장식하고(설위·說位) 독경을 한다(설경·設經)는 뜻이다. 설위설경 장소를 만들려면 창호지에 신령, 보살의 모습과 부적, 꽃무늬 등을 오려 만드는데 이는 굿당의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귀신을 잡아 가두는 도구다.
예전에는 설위설경이 전국적으로 분포하였으나 지금은 그 명맥이 충청도 일원에서만 보이고 있으며 옛 모습의 설위를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은 충남도 무형문화재 24호로 지정되어 있는 장세일 법사다.
장 법사는 20세 초반부터 한응회와 함께 굿을 하면서 기술을 익혔는데 종이장식 50여 가지와 부적 100여 가지에 이르는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스승으로부터 배운 기능을 더 발전시켜 지금의 설위형태를 완성시킨 장 법사는 문서와 종이바수기 부적제작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씨는 “설위설경은 과학이 발달하지 못한 그 옛날 마을과 집안이 불가항력적인 우환으로 속수무책일 때 정성스럽게 장식을 만들고 소망을 빌어 온 전통의 산물”이라며 “그동안 설위설경이 비전인 것처럼 은밀하게 전수돼 왔는데 지금은 전통 민속의 하나로 인식되어 다행이지만 관심 부족으로 전수자가 별로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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