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겸 전 충남지방경찰청장 |
이 동네 사정은 아주 많이 다르다. 신뢰 저버림에 대한 무감각. 그만한 위치면 그 정도는 갖춰야 할 게 있다. 도덕성과 윤리의식이다. 헌데 마비상태. 오히려 필부필부(匹夫匹婦)나 장삼이사(張三李四)만 못하다. 대표 격이 일컬어 지도자가 되려는 일부 인사들이다. 공통 구비 사항은 넷. 이게 기본 자격요건이다.
필두는 위장전입. 먼저 요지에 널찍한 아파트 구입. 땅과 상가 사서 비축한다. 아들 딸 좋은 학교에 편입학시킨다. 살 집 하나면 족하고 아들이나 딸이야 제 능력 아닌가. 제2 조건은 탈세와 탈루. 낼 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내고 본다. 아우성치면 그때 내면 된다는 배짱. 무료 행정서비스에 무료 의료서비스에 익숙할수록 등급이 높아진다.
제3조건은 병역면탈. 굳이 군복 입을 필요 있나. 그 기간에 미국 가서 공부하는 게 득이다. 그뿐이랴. 나라의 인재 확충에도 기여. 그러니 자식 또한 답습한다. 마지막이 이중 국적. 글로벌 시대에 한 국가의 국적만 고집한다고? 편협하기가 새가슴이다. 그리 겁 많고 도량이 좁아서야! 이 드넓은 지구를 어찌 상대하려 하느냐는 배포다.
그런 행적에도 불구하고 대답은 가관이다. 이를 발라내는 여의도. 추잡한 상층사회의 축도다. 저쪽은 악다구니 연출. 겉은 바른 말. 속은 제가 못 오른 감투에 대한 질투다. 이마저 악 쓰는 척하다 손 놓는다. 마감시한에 올라탄다. 그렇게 넘어간다.
이리 되면 세상은 뒤숭숭해진다. 인심이 각박해진다. 흉흉해지고 만다. 그러기에 밉든 곱든 위에 선자가 제대로 처신해야 한다. 그래야 아래 것들이 온전하게 살아 나간다. 이건 원 거꾸로 된 판세. 한 평생 제 잇속만 차린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삼대를 갈 수 있겠나.
오히려 아래 사람이 선남선녀. 거울이 되고 등불이다. 지킬 거 꼬박꼬박 지킨다. 낼 거 어김없이 낸다. 이래서 나라가 돌아간다. 위에서 잘 해서 경기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 서민 덕분이다. 잘살아 보겠다고 아등바등 애쓰는 그들. 기댈 구석이라곤 한 군데도 없다. 믿을 작자 없다. 오직 내 손발로 살림 가꾼다. 가족 보살핀다. 하지만 미래가 막막하다. 그래서 인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아프다. 내가 어려워서 병든다. 내 고통에는 눈물 없이 울어도 옆집 어려움에는 덩달아 눈물 흘린다. 이들을 외면하고 세상이 굴러간다?
천만 원이 용돈? 그림 네 점 값 6천만원이 작은 용돈이라고?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비루하고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류의 인간들이 꽤 많다.
정치가 빛을 발해야 한다. 행정이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 거기 몸담고 있다면 리더 아닌가. 귀하가 그리 해야 갑남을녀가 꿈을 꾼다. 내일은 보다 나은 세상일 거라는 희망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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