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미술상과 지역예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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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미술상과 지역예술의 미래

<문화스펙트럼>

  • 승인 2009-10-12 19:16
  • 신문게재 2009-10-14 11면
  • 변상형 한남대 문화예술학과 교수변상형 한남대 문화예술학과 교수
지난 9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제6회 이동훈미술상 수상작가인 전혁림 화백의 초대전이 열렸다. 이동훈 미술상은 2003년 `제1회 이동훈 미술상'이 제정되어 본상과 특별상 부문으로 나누어 시행되어 온 지 벌써 올해로 7회째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이동훈미술상이 한국의 근·현대를 대표하며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확고히 가지고 있는 원로작가에게 수상하는 본상과, 대전·충청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중진 작가에게 부여하는 특별상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해왔음은 지역미술상으로서 갖는 한계점을 지양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동훈미술상은 이미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제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상으로서 위상을 점하고 있다고 본다.

이동훈 미술상은 단지 이동훈 개인의 이름을 강조하는 상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대전'이라는 신생도시 형성기에, 작가로서 그리고 미술교사로서 이동훈 화백이 대전에 정착하고 1968년에 정년퇴임하시기까지 대전과 함께 하는 동안 대전지역에 서양미술이라는 씨를 뿌려 현대적인 대전화단의 토양을 일구고 대전미술계를 태동시킨 것에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시가 후원하고 중도일보사가 주관(제6회까지는 대전 MBC에서 주관)함으로써 지자체와 지역 언론이 함께 하는 의미는 크다 할 것이다.

지역의 책임 있는 기관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있음으로 인해 비로소 이동훈미술상도 가능하며, 지역에서 확고한 위치를 세울 수 있다고 볼 때 이와 같은 후원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이나 지역이나 비슷한 시기에 근대미술을 시작하였기에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현재에 와서는 유독 중앙화단 중심의 작가와 미술사가 연구되어짐으로써, 중앙에 비해 지역화단이 갖는 상대적 소외감은 컸었다. 지역에 관한 미술사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현실은 생생한 지역화단의 역사가 점차 소멸되어가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지역미술의 정체성을 갖출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현실로 이어지는 이때에 이동훈 미술상이 우리 지역에 대해 갖는 역할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동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전미술의 역사와, 지역화단의 정체성을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명하고 재발견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자각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야 말로 지역미술을 굳건히 세우는 토대인 것이다.

그럼에도 벌써 7회째로 접어드는 이동훈미술상을 매년 지켜보며 아쉬웠던 점은 이동훈 미술상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보다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매년 이동훈 미술상 관계자와 수상자 그리고 관심 있는 지역미술인들의 행사로만 이해된다면 애당초 이동훈미술상이 제정된 의미와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이 보다 널리 알려지기 위한 목적이 분명 있었다고 볼 때, 미술상 수여와 전시 프로그램 외에도 더욱 적극적인 이동훈미술상 제정의 의미가 부여되는 다른 기획도 이루어지기를 바래본다.

이동훈미술상을 통한 이 화백의 예술정신 계승이 미래의 화가들인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마련되었으면 하며, 여느 문화유산 답사처럼 이화백의 생가나 작업실의 위치를 찾아가본다거나 이 화백의 그림 속 풍경을 따라 가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반인들도 이동훈 화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지역작가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 작업을 해오고 있는 평론가나 연구자들을 위한 부분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작가로서의 이동훈 화백을 이해하기위한 기초적인 단계의 프로그램과 연구자들을 위한 고려가 없는 미술인들만을 위한 잔치로서 이동훈미술상이 비춰질 수도 있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보자면 수많은 미술상 가운데 하나일 뿐인 이동훈미술상이 아니라 대전미술화단의 자생력을 만들고 이끌어 오셨던 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릴 미술상으로서 보다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미술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다른 지역미술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역미술문화의 활력소로서 이동훈미술상이 지금보다 더 큰 일을 하려면 이와 같이 보다 확장된 의미의 다양한 형태로 내용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단지 수상 작가들인 대상자 선정에 대한 고민만을 안고 지속되었을 때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살아있는 의미로서 이동훈 미술을 확대재생산하려면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일반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동훈 화백의 삶과 미술세계가 지역민들에게 역사적 자료를 넘어선 문화로 정착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뜻있는 독지가나 지자체의 더 큰 후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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