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수확을 기다리고 있던 이 모(54·태안)씨는 최근 밭 일부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밭 주변에 멧도지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미뤄 멧돼지의 소행이 분명했지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다. 결국 자비를 들여 밭 주변에 그물망을 설치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해 야생 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18억원에 달했다. 지난 2004년 38억, 2005년 18억, 2006년 22억, 2007년 20억 등 최근 5년 동안 평균 20여 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기도와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농민들에게는 홍수나 가뭄같은 불가항력의 자연재해지만 홍수나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와 달리 보상을 받기 어려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05년 `야생동식물 보호법' 제정을 통해 지자체에서 농작물 피해를 입은 주민지원을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피해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례 제정이 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충남에서는 천안과 아산, 공주, 서산, 금산, 청양만 조례제정이 돼 있어 이외 지역 주민들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다행이 충남도의회 이정우(청양1, 자유선진)의원 등 12명이 `충남도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등 피해보상에 관한 조례안'을 공동 발의해 12일 심사를 기다리고 있어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의원은 “이 조례안에는 야생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가 신고할 경우 시·군의 조사를 거쳐 각지자체에서 피해 보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