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줬더니 침뱉고 때리고... 119 수난시대

최근 3년간 대전·충남 18건 구급대원 폭행 매년 증가세

`로프에 감기고 멱살 잡히고 뺨 맞고….'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놓았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의 119구급대원 폭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욕설을 퍼붓고 린치를 가하는 일은 예사고 인격을 짓밟는 행위인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6~2008년 119구급대원 폭행피해 자료'에 따르면 소방관 수난시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06년 8월 5일 서산소방서 A 대원은 노상에서 찰과상 환자 한 모(49)씨를 구급차에 태워 이송하는 도중 로프로 목을 감기고 졸리는 피해를 입었다.

중부소방서 B 소방관도 업무수행 중 치욕적인 일을 당했다. 지난 2007년 7월 15일 응급환자 이송 중에 술을 먹은 보호자가 폭언과 함께 침을 뱉었기 때문이다. 당시 B 소방관은 가해자를 경찰에 인계했다.

여성 구급대원도 폭행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7월 8일 북부소방서 C대원은 응급환자를 옮기던 중 발로 머리를 맞아 뇌졸중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상해죄가 적용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받았다.

이인기 의원실에 따르면 이같은 구급대원 폭행 건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전의 경우 ▲2006년 2건 ▲2007년 4건 ▲2008년 4건으로 최근 3년 새 모두 10건이 발생했다. 충남도 2006년 2건 2008년 6건으로 증가세에 있다.

전국적으로는 2006년 38건이었던 것이, 2007년 66건, 2008년 69건 등으로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폭행 이유로는 대부분 술에 취한 가해자들이 구급차량이 늦게 도착했다는 이유로 폭행하는 사례가 많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