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500억대 자산관리자 정승필이 홀연히 실종된다. 약혼녀와 차를 타고 가던 중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던 그의 실종사건은 매스컴을 타고 일파만파로 확대된다. 대박 사건에 목마른 김 형사는 제대로 일 한 번 저질러 보려는 욕심에 본격적인 ‘삽질 수사’를 벌인다.
코미디 영화에 으레 등장하는 설정들이 다수 꼼꼼하게 배치돼 있다. 영화의 구성요소들만 봤을 땐 상업적으로 꽤 성실한 영화다. 문제는 짜임새. 요소들이 서로를 받쳐주기는커녕 튀거나 겉돈다. 심지어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엉뚱하게 튀어 도대체 장르가 무엇인지 갸우뚱거리게 만들고, 형사를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가 오버 캐릭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당하다.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은 초반부터 승필의 실종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해답을 처음부터 제시해놓고 도중에 중대한 반전이라도 있을 것처럼 유난을 떨지만 새로운 답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극중 형사들이 ‘생각대로 추리’하면서 ‘삽질 수사’를 벌이는 것처럼 영화도 이 정도면 관객이 웃겠다는 심증만으로 헛발질만 해댄다. 시종 헛웃음만 자아낸다.
갇힌 공간에서 발버둥치는 이범수의 ‘원맨쇼’도 웃음을 주기엔 상당히 부족하다. 또 쥐가 말하고, 난데없이 가수 나훈아가 등장하는 등 틈틈이 판타지를 등장시켜 재미를 선사하려 하지만 그마저 상황과 엇나가 어색하기만 하다.
개성 있는 조연들이 맡은 수많은 캐릭터는 각자의 개성을 발산한다기보다 산만한 느낌을 줄 뿐이다. 단역으로 등장한 고 장자연 씨의 모습을 보는 것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관객도 바보가 되라고 강요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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