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윤 건양대학교.병원관리학과 교수 |
오늘날 시장 중심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취업이나 창업을 해서 일을 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창업은 취업경험을 필요로 하고, 취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일자리 부족 탓이 크지만, 많은 구직자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무시한 취업행태 때문에 장기간 백수로 남아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허황된 꿈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냉철한 자기분석을 통하여 이와 같은 편견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부족을 탓하기보다는 평생을 세상만 원망하면서 실패하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사회는 이와 같이 허황된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힌 젊은이들이 늘어나지 않고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일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의 변혁, 교육시스템의 개혁 및 적절한 사회·심리적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 취업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기업들 역시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인재상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현재형보다는 미래형인 경우가 많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인재는 지금 당장의 성과 이상의 성과를 내줄 사람이나 연수를 마치고 현장에 투입되는 미래의 시점에서 회사가 요구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유전적 요소나 학습능력에 따라 모든 개인들의 능력은 분명히 차별화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은 그렇지 못한 인력에 비해 더 높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능력주의 사회이며, 능력에 맞추어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경쟁시스템이다. 즉, 모든 사람들이 일류기업에 취업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능력이 뒤지는 사람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판단이다.
또한 능력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직장과 직업을 찾아내서 취업을 해야 한다. 단순히 기술이나 의지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이 잘 수행되고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다. 작업 환경이 자신의 경험이나 심리적 상태와 어울려야 하고,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도 잘 통해야 한다. 이와 같은 요소들을 잘 소화해내지 못하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높은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받게 된다.
부모들의 강권으로 의사나 변호사가 된 사람들이 자신의 적성이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이것은 개인에게 있어서나 사회적으로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본격적인 취업 시즌을 맞이하여 취업을 열망하는 청년들이라면 반드시 눈높이 취업과 적성 적합성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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