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귀영]잠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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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귀영]잠언에 대한 단상

[NGO소리]정귀영 여성경제인협회.대전충남지회장

  • 승인 2009-10-07 16:43
  • 신문게재 2009-10-08 20면
  • 정귀영 여성경제인협회.대전충남지회장정귀영 여성경제인협회.대전충남지회장
어느 시대에나 성자가 있어왔고 그 성자들이 하는 모든 말들은 오래도록 남는다. 때로는 어려운 말들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별것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을 우리가 성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절에 따라 우리의 생각이 조금은 철학적이고 감상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성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우리들은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가?

▲ 정귀영 여성경제인협회.대전충남지회장
▲ 정귀영 여성경제인협회.대전충남지회장
바야흐로, 산과 들이 색깔 옷으로 단장하고 청명한 하늘이 얼굴을 내미는 가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계절 중 가장 너그러운 계절인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가을은 명절을 핑계 삼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그동안의 안부를 전할 수 있게도 하고, 한결 차분해지는 풍경과 더불어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한해를 잠시 돌아보고, 남은 한해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다짐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기도 하다. 떨어지는 낙엽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흔들리는 갈대에 인생사를 비유하기도 한다. 가을이야 말로 유치하지만 제멋대로 낭만적일 수 있는 계절이다.

오늘은 한결 무르익은 가을을 만끽하며, 인생의 좌우명(座右銘)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좌우명의 사전적 의미는 `늘 좌우에 갖추어 반성하는 재료로 삼는 격언'이란 뜻이다. 사춘기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멋진 좌우명 설정을 위해 철학서나 명언집을 뒤적여 가며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 신입직원 채용 면접 시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이 바로 인생의 좌우명에 관한 것이다. 사회 활동 20~30년 차에 접어든 우리사회의 심장과 같은 40~50대에게 새삼스레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다면 그들은 어떻게 답할까.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삶의 이상을 담은 좌우명을 간직하고 있을까.

좌우명으로 삼을만한 글귀에는 성자들의 유명한 말들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우리들의 잠언이 있다. 나라마다의 특성과 시대상을 반영한 잠언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조금씩 변화되기도 하지만 그 본질적인 의미 전달은 변하지 않는다. 어려운 말들로 자신들의 학식과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말들이 아닌 작은 한마디로 생활의 지혜를 알려주며 삶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그런 잠언들을 우리는 좋아한다. 쉽게 말하면 사람 냄새나는 잠언들을 삶에 더 많이 적용하며 많이 생각한다. 누가 굳이 이거야 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래 그거였지 하면서 무릎을 탁 칠 그런 잠언들이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속담과 같이 소박하고 구수한 잠언이라도 삶의 지표가 되는 좌우명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굳이 많이 배우지 않아도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순간순간 생각나는 그런 속담들.

“삶이 철학을 지우게 하지 말라”는 등의 자기만의 황금률(黃金律)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것은 내게 꼭 들어 맞는 자유속에서 나 자신과 접촉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겠다.

냉철하고 예리한 판단력으로 이 시대를 이끄는 경제인들이 삶의 귀감이 될 만한 말을 좌, 우에 새겨두고, 현실을 살되 가슴속에 품은 이상을 잊지 않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도 일을 시작하며 만나는 지인들을 통해 터득한 몇가지의 삶의 지혜와 그것에 비유해 들려주던 잠언에 가까운 충고는 내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다. 말이 살찌는 계절인 가을에 어린 시절부터 들어오고 어린 나의 자식들에게 들려주는 그 잠언들 속에서 나만의 잠언을 만들어봄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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