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도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아픈 것도 숨기고 피가 나도록 혀를 깨물고 고통을 감내하는 엄마, 공기와 같아서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정작 대부분의 생활에서는 저만치 밀려있는 잊혀져버린 존재였던 엄마는 생이 다할 때 쯤 자식이 얼마나 매정한 자식이었는지 하나하나 깨닫게 해주고, 그런 자신을 향한 엄마의 사랑은 얼마나 절절한 것이었는지를 마치 복수라도 하듯이 처절하게 알게 해준다.
하지만 작가의 엄마는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새로운 친정엄마의 모습을 꿈꾸게 해준다. 나중은 없다.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미안한 마음 때문에 행복한 노년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바삐 생활하면서도 자식들 챙기기에 무척이나 분주하다.
그런 친정엄마를 보면서 내가 존재함으로써 자식이 존재한다는 엄마의 위치를 확실히 다지는, 사전적 의미에도 없는 `엄마=희생'이라는 방식의 틀을 깨는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되면서도 자식들 챙기기에 바쁜 21세기형 친정엄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울샘/최문정 지음/320쪽/1만1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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