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술, 오늘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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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미술, 오늘의 자화상

일반인 관람객 저조... `그들만의 축제' 전락 지역 작가위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 힘써야

  • 승인 2009-10-06 14:19
  • 신문게재 2009-10-07 10면
  • 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
10월은 풍요와 결실의 계절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빛 물결과 온갖 탐스러운 열매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배불리고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며 지난시간을 되돌아보게도 만든다.

풍요와 만족, 그리고 지난날의 땀의 시간을 뒤로하며 모처럼 밤하늘의 넉넉함을, 차고 넘치는 밝음을 마음으로 느끼는 그런 계절이 요즘의 계절인가보다.

시간 속에 노력들이 결실을 만들어 가는 이 시기에 대전미술계도 한해의 결실을 준비하듯 성수기에 접어들어 곳곳의 전시장에 지난시간의 열정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전들이 계속되고 있다.

전시공간도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어 약간의 대관료에 차이가 있는데 대전지역의 전시공간의 현실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성수기와 비수기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시공간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는 순수 감상자의 관람객 수에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가 2년 전쯤 어느 화랑에서 개인전을 할 때 많은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다.

전시 첫날 외에는 6일 동안 전시공간을 찾아주는 관람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몇 명에 지나지 않으며 그들의 대다수는 동료, 선후배 화우들이고 순수 관람객은 극히 일부에 한정되어 있었다.

전시홍보, 관람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게을리 한 점도 있지만 지난 10여회의 개인전을 우리지역에서 개최할 때 느꼈던 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 어느 날의 경우에는 10여명의 관람객이 안 되는 날도 있었다.

또한 얼마 전의 경험으로 `대전지역의 원로작가 4人展'의 전시장을 개막식 당일 찾은 적이 있었는데 우리지역 미술의 역사를 간직한 존경받는 선생님들의 전시 개막식에도 20여명 내외의 관련미술인들만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이러한 모습들이 한 단면이나마 오늘 우리 대전 미술계의 현실이자 자화상인 듯 느껴졌다.

한 번의 개인전을 개최하기 위해 화가는 짧게는 1~2년 전 부터 계획을 세우고 작품 제작과정과 전시 공간 계약, 팸플릿 및 액자제작, 홍보, 운반, 설치, 개막행사, 뒤풀이 등등의 전시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정성을 다해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경비를 사용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편차는 심하지만 전시 준비에 소요되는 경비를 대략 추산해 보면 지역에서 개인전을 할 경우 필자의 경험으로는 약300만원에서 1000만 원 내외의 경비가 소요된다. 이는 전시가 끝나고 나면 대부분 개인전을 갖는 작가의 몫이 되고 그것을 보충하기위해 또 다른 일들을 열심히 한다.

작품이 판매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어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이 아닌 순수 감상자들에게 작품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듯하다. 평소 전시공간을 찾는 순수 감상자가 적은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보면 작가는 그 결과를 알면서도 작품제작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고 또 진행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매년 대전지역 대학에서 배출되는 미술관련 학과 졸업생이 640명 내외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들의 대다수는 지역 내 창작 활동의 여건 등의 어려움으로 작품 활동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 가면서 타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병행하거나 활동 무대를 옮겨 창작활동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지역에서 역량 있는 작가로 인정받으며 활동하는 현상이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작품 활동에 있어서 더 많은 곳에서 더 폭 넓은 활동을 하기위해 지역 내·외를 구별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질 수는 없지만 우리지역에서 배출되는 인재들이 지역의 토양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의 조성되어야 우리지역 미술이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이야기 할 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에서도 이제라도 관련기관과 단체, 기업들이 지역 청년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 지원프로그램과 창작 활동을 위한 작업실 지원 사업, 특색 있는 미술문화의 거리 조성을 통한 지역주민의 관심유발, 지역 내 화랑 및 사립 미술관에 대한 활성화, 그리고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미술제나 아트페어의 개최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갈 때 대전미술이 이 계절처럼 보기만 하여도 풍요로운 진정한 성수기가 되리라 생각해 본다.

지역의 미술대학 졸업생들이 그들의 날개를 접지 않고 마음껏 펼쳐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이들의 소중한 작품들이 시내 곳곳의 전시공간에 차고 넘치는 이상속 현실을 꿈꾸듯 그려 보면서 우리지역 구성원들이 작지만 큰 행복을 품어 볼 수 있는 지역 미술 사랑의 후원자가 되어주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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