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선중기 대선사인 진묵대사의 선시(禪詩)로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로 산을 베개로 삼고/달을 촛불로 구름을 병풍으로 삼아 바닷물을 술잔에 붓는다/크게 취해 조용히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춤을 추니/긴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리지나 않을까”라는 내용이다.
이 시는 부여군 외산면 만수산 기슭에 있는 무량사 우화궁(雨花宮) 기둥에 쓰여 있는데 선승으로 이름 높은 김제 출신의 진묵대사가 만수산 기슭에서 나는 나무 열매로 술을 빚어 마신 후 이 시를 남겼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하늘을 이불로, 산을 베개로 삼는다는 그 스케일이 가히 세계 최고라 할만하다.
신라 문무왕 때 창건했다가 임진왜란 때 불타 조선 인조 때 크게 중창한 무량사는 국내에서 제일가는 이미타 기도도량으로 보물 185호 오층석탑과 석등(보물 233호), 극락전(보물 356호), 괘불(미륵불 보물 1265호), 김시습 초상화(보물 1497호), 극락전 소조아미타삼존불(보물 1565호) 등 보물 6점과 충남도지정 문화재 등 우리의 귀중한 불교유산인 많은 문화재가 있다.
특히 무량사는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입적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영정각에 모셔져 있는 초상화는 그의 자화상이며 김시습의 부도탑이 있는 유적지로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다. /박선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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