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출판사, 도소매업자 등 대훈서적과 거래를 해왔던 전국의 관계자 수백여 명은 5일 오전 자사 도서를 반출하기 위해 대훈서적 둔산점에 모였다.
이들은 이른 오전 점포 측과 도서 반출에 대해 권 당 300원씩의 시설철거비용을 지불하기로 협의한 뒤 오전 10시 이후 5만여 권의 도서 반출을 실시했다.
도서반출은 질서를 위해 관계자들의 통제 아래 20여 명씩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서점 내부 분위기는 한 권의 책이라도 더 가져가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대부분 재고 관련 자료를 손에 든 채 바삐 움직였으며, 반출도서가 많은 경우에는 2~3명이 조를 이뤄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팔다 남은 도서를 포장하던 이들은 오고가며 서로에게 속상한 마음을 하소연했고, 일부 업자들은 서로의 피해금액을 얘기하다 감정이 격앙됐는지 이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서점 안팎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마치 농사를 망친 농부처럼 모두 어두운 표정 일색이었다.
▲ 52년 전통의 대전권 최대 서점인 대훈서적이 부도처리 된 가운데 5일 둔산동에 위치한 대훈서적에 출판사 직원 및 도서총판업자들이 서적들을 챙기고있다./손인중 기자 |
지역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30곳이 넘는 지역 총판과 도소매점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며 “피해금액이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겠지만 지역총판의 경우 적게는 수천만 원대에서 수억 원대의 미수금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출판영업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판매대금이 제대로 수금되지 않는 등 징조가 보였기 때문에 출판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우선 도서반출이 정리되는 대로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1일 유성점에 대한 도서반출을 마무리한 상태로 이날 둔산점을 비롯해 시청점과 역전점, 선화동 물류창고 등에 대한 도서반출을 실시했다./강순욱·동영상=박병주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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