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골라보는 재미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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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골라보는 재미 톡톡!

■충무로표 눈물 3종세트냐

  • 승인 2009-09-30 16:25
  • 신문게재 2009-10-01 14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충무로
 한국인은 ‘눈물’을 좋아해
 
 ▶내 사랑 내 곁에
 감독: 박진표. 출연: 김명민, 하지원, 임하룡.
 
 ‘내 사랑 내 곁에’는 배우 김명민의 감량투혼이 더 세간의 주목을 받은 영화. 루게릭병, 지능 의식 감각은 정상인 채 온몸의 근육이 점차 마비되어 가는 희귀병. 김명민은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는 종우를 연기한다.

깡마른 ‘강마에’의 몸에 자꾸 눈이 가 그의 연기를 놓치기 일쑤다. 혼신을 다해 죽어가는 환자의 내면을 절절히 풀어낼 때조차 그의 푹 꺼진 뺨과 두드러진 광대뼈에 눈이 가는 거다.

 김명민이 감내하고 참는 절제의 멜로 연기를 보여준다면 하지원은 터뜨리고 내지르는 분출의 연기로 하모니를 이룬다.

죽음도 떼놓지 못한 지고지순한 사랑보다 놓치고 싶지 않은 건 유사한 증상의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이 모여 있는 6인 병실의 풍경. 임하룡 남능미 신신애 강신일 등 연기파 중견배우들이 가슴 절절한 감동을 선물한다. 12세 이상.
 
 ▶애자
 감독: 정기훈. 출연: 최강희, 김영애, 배수빈.
 
 집나간다고 짐을 챙기면서 엄마의 비싼 화장품을 슬쩍 챙기는 나이 든 딸. 집밖으로 뛰쳐나가는 딸의 꽁무니에 대고 엄마는 소리를 지른다. “김치 가져가. 이년아.”

 ‘애자’에는 대단한 굴곡점이나 반전이 없다. 그럼에도 밋밋하지 않다. 때론 자매 같고 때론 철천지원수 같은 모녀관계. 그 불가사의한 모녀관계를 아주 섬세하게 풀어낸 덕분이다. 대사 한 마디, 표정 하나가 알알이 실감난다.

 한참 웃다보면 영화는 어느새 장중한 슬픔을 펼쳐 놓는다. 스크린도 울고 객석도 운다. 집나가는 딸의 뒤꽁무니에 대고 “김치 가져가”라고 걱정해주는 세상 유일한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는 걸 새삼 가슴 뭉클하게 깨닫게 되기 때문. 최강희가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연기로 눈물짓게 하고, 진짜 엄마 같은 김영애의 연기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룬다. 15세 이상.

 ▶불꽃처럼 나비처럼
 감독: 김용균. 출연: 수애, 조승우, 천호진.
 
 명성황후, 왜놈 자객에게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며 의연하게 맞섰던 지엄한 국모.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자영이란 이름을 가진 한 여인으로서 명성황후를 그린다.

 슬픈 멜로에 액션, 풍성한 볼거리 등 추석대목에 관객들을 불러 모을 대작 영화의 미덕을 고루 갖췄다. 우포늪이나 신두리 해안사구 같은 서정적 풍경은 신선하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병풍 삼아 나룻배 위에서 펼치는 액션은 극 초반 화려하게 눈길을 끈다.

 문제는 욕심이 과하다는 것. 무명이 1만 군사와 대결하는 광화문 전투는 과장이 지나치고, 액션장면마다 범벅 칠을 한 컴퓨터그래픽과 물고기 및 나비의 등장은 눈에 거슬린다. 자영과 무명의 사랑의 감정도, 액션도, CG도 과잉이다. 불꽃처럼 뜨거운 액션은 있어도 나비처럼 우아하게 다가오는 사랑이 없다. 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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