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풍성한 한가위 영화도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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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풍성한 한가위 영화도 풍년

■헐리우드표 액션 3총사냐

  • 승인 2009-09-30 16:10
  • 신문게재 2009-10-01 14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보름달이 뜨는 날, 한판 붙자. 명절 극장가는 역시 한판 벌여야 제 맛이다. 비록 할리우드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지만 작년엔 ‘맘마미아’와 우리 영화 ‘신기전’이 맞붙었다. 재작년엔 ‘상사부일체’ ‘두 얼굴의 여친’ 등 충무로 코미디가 대거 출동했음에도 ‘본 얼티메이텀’ 단 한 편에 밀렸다.

 올 추석은 양상이 다르다. ‘눈물 3총사’를 앞세워 극장가를 선점한 충무로가 우세해 보인다. 할리우드는 1일 블록버스터급 액션과 공포물 3편을 투입해 반전을 노린다.

 ‘300’의 제라드 버틀러가 인간병기로 분해 전투게임을 벌이는 ‘게이머’, 브루스 윌리스가 인간과 아바타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 세상에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SF물 ‘써로게이트’,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공포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가 그것. 막강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했지만 완성도나 참신성은 충무로에 비해 떨어진다.

 충무로 ‘멜로 3총사’, ‘내 사랑 내 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애자’도 할리우드와의 대결 못잖게 서로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2006년 추석의 ‘타짜’ 이후, 이렇다 할 명절 시즌 한국영화 명품 대박거리가 없었다. 할리우드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추석 대박 한국영화가 오랜만에 탄생할 것인가. 추석 극장가는 영화도 관심거리도 모처럼 풍성하다.
 
 ▶게이머
 감독: 마이크 네벨다인, 브라이언 타일러. 출연: 제라드 버틀러.
 
 온라인 전투게임을 소재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게이머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진보된 마인드 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해서 사형수와 무기수들을 캐릭터처럼 조종해 실제 공간에서 전투와 살육을 벌이는 잔인한 게임이 소재다.

 인간병기로 게임의 인기 캐릭터 케이블 역의 제라드 버틀러와 게임개발자 캔 캐슬 역, 마이클 C.홀의 카리스마 대결이 볼만하다. 마이클은 TV드라마 ‘덱스터’의 사이코패스로 눈에 익은 배우다.

 시종 현란하고 빠르게 전개된다. 극중 전사 케이블이 펼치는 전투장면은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과격한 장면이 계속되다보니 극 중반을 넘어서기도 전에 피로감이 몰려온다. 케이블은 이 잔혹한 게임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청소년 불가.
 
 ▶써로게이트
 감독: 조너선 모스토. 출연: 브루스 윌리스, 라다 미첼.
 
 제목 ‘써로게이트(Surrogate)’는 ‘대리’ ‘대리자’라는 뜻. 사용자인 사람은 집에 머물고 온라인으로 연결된 로봇 써로게이트가 밖에 나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미래가 무대다.

 써로게이트가 사고를 당해 치명적인 상태가 되더라도 사용자에겐 전혀 피해가 없다는 점이 써로게이트의 장점. 그런데 불의의 공격을 당한 써로게이트와 사용자가 동시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써로게이트의 세상은 균열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외모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인간들이 평소 자신이 꿈꾸던 인간형을 써로게이트에 구현하기 때문에 써로게이트는 모두 완벽에 가까운 선남선녀들. 볼품없고 병들고 초라한 모습으로 어두운 집안 의자에 누워있는 인간과의 대비 장면은 충격적이다. 브루스 윌리스가 부석부석한 얼굴로 살인범을 찾아 헤맨다. 15세 이상,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
 감독: 데이비드 R. 앨리스. 출연: 바비 캄포, 상텔 반신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봤다면, 시리즈를 관통하는 법칙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재앙에서 살아남았다고 좋아할 것 없다.

죽음의 규칙에 의해 하나씩 죽어갈 거고, 죽음의 고리를 끊어봤자 죽을 사람은 죽게 돼 있다는 걸 안다. 관객의 관심은 어떤 참신한 방법으로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죽느냐 하는 잔인한 고어의 만찬에 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의 무대는 자동차 경기장. 극한 스피드로 질주하는 자동차 레이싱을 통해 무한 공포와 스릴감을 안겨준다.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입체영화로 만들어졌다. 입체영화의 잔재미에 몰두해서인지 이야기 구성과 시퀀스의 리듬이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진다. 고어의 창의력도 영 부족하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3D로 상영하는 영화관을 찾아 입체영화로 보길 권한다. 그나마 낫다. 청소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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