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규현 부여고 교사 |
하지만 지금과 같은 치열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입시의 공포 속에서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을 주기위한 체험활동으로, 봉사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작년, 내가 맡고 있던 동아리의 한 학생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운동도 좋아하는 학생이지만 시간만 나면 컴퓨터에 앉아 있는 요즘의 전형적인 청소년이다. 어느 날 이 아이가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얼마나 갈까? 의심했었다. 장애인복지원으로 처음 봉사활동을 갔을 때 우두커니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이 아이에게 오히려 복지원 아이들이 손을 잡아주며 같이 산책하자고 하자 어색한 몸짓으로 복지원 뜰을 거닐던 아이였다.
하지만 1년을 지켜보는 동안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일 큰 변화는 이 아이에게 꿈이 생겼다는 것이다. 해마다 반 아이들에게 진로 희망을 받아보면 00대학진학, 의사, 법관, 탈렌트 등 자신의 꿈인지 부모의 희망인지 구별 하지 못하는 진로 희망서를 제출한다. 이 아이도 처음에는 ‘회사원’ 이라는 막연한 자신의 미래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찾은 것이다.
처음에 우두커니 서있던 일년전의 그 아이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은, 지식이나 이론으로는 결코 가르치거나 배울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
또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가토 히토시의 ‘정년 후에 더 뜨겁게 살아라’라는 책에서는 60세에 정년하고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한다면 잠자고 먹고 하는 시간을 빼고도 약 8만시간이나 되는 인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위해 노후에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취미나 특기, 사회활동 등 자신의 여건에 맞는 시간을 활용하려면 정년 이전에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년 후 갑자기 어느 모임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고 공감대도 만들기 어렵다. 그러니 꾸준히 취미를 같이 할 사람이나 모임 등, 자신의 미래를 계획 하고 더불어 살아갈 차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봉사활동은 참으로 남에게도 베풀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즈음 가정이나 사회가 다른 쪽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자칫 작은 가치이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생각 해 볼 일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