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에 현금이라곤 고작 1만원짜리 지폐 2장과 1000천원짜리 지폐 대여섯장 뿐이다. 이씨는 “현금을 싸들고 다니기가 불편하고 그렇다고 5만원권은 왠지 부담스럽다”며 “카드가 편리한 점도 있지만 포인트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어 카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민간소비지출 가운데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민간소비지출 140조7100억원 가운데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73조7300억원에 달하는 등 52.4%를 차지했다. 지난 1990년 카드결제 비중이 5.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20년 가까운 시기동안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전체 민간소비지출 557조5900억원 가운데 카드결제가 279조3100억원으로 50.1%에 달했다.
게다가 현금이 외면받는 것은 추석을 앞둔 은행창구에서도 마찬가지다. A시중은행 대전 둔산지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신권 환전이 늘어날 것을 대비하고 있지만 신권수요가 많지 않다는 대답만 할 뿐이다.
세뱃돈을 마련하는 등 설날과 대비,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만원권 환전 건수는 많지 않지만 지난해 추석연휴보다 20%가량 줄어들었다는 게 해당 은행 영업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 6월 출시된 5만원권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5만원권 1장이 적다는 느낌이 들어 대부분 신권을 환전하더라도 1만원권 5장으로 바꾸기 때문.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지출형태는 트렌드를 따라 가는데 우리나라도 카드사용를 선호하는 선진국형 지출형태로 모습이 변하고 있다”며 “또한 택시비 카드 결제 등 제도적으로도 신용카드 이용을 유도하고 있어 카드이용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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