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경기침체 등으로 후원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한 것이 올 추석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대전시지회 등에 따르면 연중 계속되는 성금 모금과는 별도로 추석, 설 등 명절엔 독지가(篤志家) 등이 십시일반 기부한 쌀, 과일, 의류 등 현물을 불우이웃에게 배분하는 사업을 시행한다.
그러나 올해 공동모금회로 들어온 현물은 지난해의 5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이곳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로 밝히기 곤란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기부 받은 물품 양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며 “아무래도 올 추석에는 불우이웃에게 돌아가는 현물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전시에도 독지가들의 손길이 뚝 끊어졌다. 시는 올 추석 1종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만 2800여 세대에 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복지시설별로 1인당 1만원씩 전달했다.
이는 시 자체 예산을 투입해 전달한 것으로 예전에 여기저기서 답지하던 위문품의 경우 올해엔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경기 침체로 경쟁도시에 비해 회비 모금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회비를 갖고서 명절 불우이웃, 복지시설 등에게 보낼 각종 위문품을 구입해야 하는데 회비 모금이 여의치 않아 풍족한 선물 꾸러미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각 복지시설은 쓸쓸한 명절을 보내야만 하는 처지다.
8세 이하 아동 50여 명이 모여 있는 동구의 A센터는 “경기가 한창 좋을 때는 명절을 전후해 매일 수명씩 위문품을 들고 찾아오곤 했는데 올해엔 문의전화마저 드물고 이제껏 도착한 위문품도 손으로 꼽힐 정도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 민족의 나눔의 문화마저 시들해지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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