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위기 대처능력 약한 팀 컬러
(하) 성적보단 중ㆍ장기 전략 필요
한화이글스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하며, 아쉬운 2009 시즌을 마감했다. 구단은 지난 24일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전격 내정하면서, 내년 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부진요인을 살펴보고, 내년 시즌 재도약을 위한 팀 리빌딩(재건) 방향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주)
▲팀홈런 1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시즌=한화이글스의 팀 컬러는 지난해 시즌부터 소위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대표됐다.
2008 시즌에는 120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2위인 삼성과도 28개의 격차를 보였다. 올해 역시 한화의 팀 홈런수는 164개로, 막판 SK(166개)에 밀렸지만, 시즌 내내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소위 도루와 주루플레이 등으로 야금야금 점수를 얻어가는 SK와 대조되는 색깔로 비춰지며,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 이 같은 장타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팀 컬러의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이는 이번 시즌까지 이어졌다. 4월말부터 김태균과 이범호 등 장타자들이 연이어 부상을 당하면서 타선의 밸런스가 무너져, 팀 순위 역시 덩달아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홈런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도루와 주루플레이 등 실속있는 팀득점이 이뤄져야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안됐다. 승패가 갈린 경기 종반에 실속없이 터진 홈런도 많았다.
팀 도루는 69개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개를 넘어서지 못했다. 팀도루 1위 히어로즈(192개)와는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5할대 승률을 거둔 9월 16경기(8승8패) 결과는 내년 시즌 팀 컬러 변화의 필요성을 잘 보여줬다.
이 기간 홈런수는 10개로 1경기당 평균 홈런수(1.23개)에 크게 못 미쳤지만, 도루를 11개나 기록하는 등 홈런에 의존하지않고도 승리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
▲투수진 세대교체 실패, 그러나 가능성 보여줘=올 시즌 한화 부진의 화살은 김혁민(2선발)과 유원상(3선발), 안영명(4선발)으로 대변되는 젊은 선발진에게 모아졌다. 방어율은 5점대를 훌쩍 넘겼고, 승률의 경우 김혁민과 유원상은 3할대로 팀 시즌 승률(0.346)과 궤를 같이했다.
또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던 제5선발 정민철과 중간계투 송진우는 올 시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2~3년차에 불과한 젊은 투수로,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인식 감독 역시 이미 WBC대회 직후 팀 상황을 점검한 뒤,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예상한 바 있다.
세 명의 젊은 투수가 합작한 승수도 2008년 16승에서 올 시즌 28승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젊은 투수진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끌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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