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목소리' 외칠 진정한 리더양성 힘써야

'충청의 목소리' 외칠 진정한 리더양성 힘써야

<흔들리는 충청 리더십 이대로 좋은가> 중도일보-(사)대전시민사회포럼 공동 주관 포럼

  • 승인 2009-09-27 14:41
  • 신문게재 2009-09-28 4면
  • 정리=윤희진.사진=손인중 기자정리=윤희진.사진=손인중 기자
세종시 수정론으로 또다시 충청 홀대론 문제가 충청권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물론, 공주 출신인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까지 세종시 축소, 수정을 언급하면서 허탈과 자괴감을 넘어 분노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충청 리더십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사)대전시민사회포럼(상임대표 이동형)과 함께, `흔들리는 충청 리더십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서정복=충청 홀대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충청 총리와 세종시 문제를 보면서 충청 위상을 바로 세울 리더가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원인이 어디 있는가 찾는다면, 희망이 없진 않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화두로 내건 `흔들리는 충청 리더십 이대로 좋은가'는 시의적절한 주제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격앙된 감정 포박보다 냉철한 마음으로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가가 어느 정도 얘기될 것이다.

■주제발표(김선미)흔들리는 충청 리더십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충청권 총리 지명자를 내세운 이번 세종시 축소 발언이 아니더라도 충청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 인물이 없다. 물론 인물을 키우지도 않는다. 지역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외지에 나가 성공해 금의환향해야 한다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인물을 지역이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배척한다는 것이다.

-누가 충청의 리더인가=기준을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개각이나 중앙정부 인사 때마다 지역 출신이 요직에 발탁되면, 지역언론들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에 바쁘다. 태어나기만 했지 어렸을 때 떠나 한 번도 고향 쪽으로 얼굴을 돌려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역 출신이라고 하며 무조건 반기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다.

-리더십,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지금까지 충청권 리더를 자청하는 인물들은 지역을 잘 모른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제는 막연히 연고권만 주장해선 더는 지역의 리더로 부상할 수 없다.

통찰력과 비전 제시는 기본이고,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공유가 이뤄져야 하며 이념과 세대, 연고주의가 아닌 포용과 화합의 정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현안과 관련, 당장 이해득실을 따져 몸을 사리며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적절한 판단 아래 공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의무이고, 이에 따른 결과를 회피하지 않는 책임과 의무를 지녀야 한다. 말 그대로, 중앙정치권과 중앙정부와의 대립각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에 빠지라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 25일 오전 본사 대회의실에서 '흔들리는 충청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돼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있다./손인중 기자
▲ 25일 오전 본사 대회의실에서 '흔들리는 충청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돼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있다./손인중 기자

■질의와 답변

▲김영진=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정치 분야는 어렵다. 충절의 고장이라는 대전·충남에서 민주화 이후 리더들이, 정치지도자들이 당을 만들고 분열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김선미=지역주의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양당체제로 가는 게 좋다고 본다. 양당체제에서 지역 정서와 이익을 대변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생각이다.

▲김왕환=지역정당이 과연 잘 대변해 왔는가. 이젠 정당 중심으로 지역을 대변한다는 것보다는 충청의 리더십, 인물과 연결해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임양빈=문제를 일으킨 쪽은 중앙인데, 우리 자체에서 일으킨 것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지역민들이 이런 문제 부딪힐 때마다 중앙의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문제는 중앙에서 일으켰는데, 왜 우리가 이것을 담당해야 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외부의 변수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리더들의 역할이다.

▲김선미=지역을 아는 리더들이 지역민조차 제대로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 영호남의 패권이 좋은 건 아니지만, 때로는 현실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중앙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에 흔들린다. 그만큼 지역이 허약하다는 것이다.

▲김래호=인물을 키우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소통, 공유는 해결해야 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몸만 대전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 집단 상당수가 지역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전문가 토론-어떻게 할 것인가

▲김래호=지역 문화계에서는 존경받는 원로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사각지대다. 소위 물갈이, 털갈이, 밭갈이를 해야 한다.

우선 인적쇄신과 문화정책의 방향을 다시 잡는 물갈이가 필요하다. 털갈이는 색채를 바꾸자는 것이다. 나눠주기식 예산이 아니라, 광주나 대구처럼 관련 단체들을 법인화하는 등의 대안이 나와야 한다. 우금치는 전국 마당극패다. 하지만, 대전시로부터 지원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 나눠주기식, 생색내기용은 안 된다. 대전문화재단의 면면을 보면, 문화정책에 대해 고민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문화계도 현 시장파와 전 시장파로 양극화 돼 있다. 자치단체장이 자신에게 표를 몰아주면, 거기에 다시 재투자하는 풍토가 있다. 밭을 갈아야 한다.

▲김왕환=지역사회에 진짜 괜찮은 리더가 없는가, 아니면 키울 수 있는 토양이 없는가. 좋은 분들이 좋은 정책으로 좋게 행동해야 바뀐다. 뭉치지 않는 문화, 비난만 하는 문화, 뽑아 놓고 흔드는 문화 속에서는 역량 있는 지도자란 어렵다. 존경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임양빈=지역 리더십에 국한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국가리더십도 있다. 국가에서 특정부분에 대해 과잉경쟁을 붙여 과잉제품을 만들고 있다, 과잉위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모든 지역들이 중앙에 종속돼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로 빠진다. 국가 양성의 틀을 중앙에 의존하는 한 이런 논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호남 등 지역적 연대를 통해 중앙을 상대해야 한다.

지역발전에서 미래를 얘기할 때 절대성에 접근하자. 지역발전의 절대성을 전제로 한 지역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누가 지역민이고, 충청인인가라고 했는데, 앞으로 우리 국토가 신중세시대로 간다고 본다. 각 도시가 자족성을 확보하고 있다. 서로 연계는 되지만, 서로 독자적 노력을 더 할 것이다.

앞으로 인구 500만 기준으로 도시의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이 재편될 것이다. 충북을 포함한 미래지향적 광역도시권 형성이 필수다. 앞으로는 충청권을 큰 틀로 설정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김영진=최근 사태를 보면서 대선과정에서 심대평 전 대표가 왜 이회창 총재와 손을 잡았을까. 이명박과 잡았으면 더 지역에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역 주민들이 쉬운 정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 또 인재 키우기 등을 좀 길게 봤으면 한다.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원로들은 자원봉사 개념으로 물러나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뒤에서 후배들 양성하는 데 보람을 느꼈으면 어떻겠냐는 생각이 든다.

▲서정복=누가 인물이나, 누가 인물이 아니냐는 정의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 시점에서 누가 필요한가가 중요하다.

리더 양성에 나설 때라는 건 공감하는 것 같다. 정치권 외에, 각 분야의 리더를 중심으로 총체적인 힘을 모아 현안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향을 잡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정말 대전·충남의 미래도시를 예견하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리=윤희진·사진=손인중·동영상=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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